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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봐야지, 얘기하자"…서초구서 10대 투신 시도, 경찰 2시간 대화 끝에 구조


입력 2024.07.16 16:16 수정 2024.07.16 16:27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15일 오후 8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24층 아파트서 10대 소년 투신 시도

경찰, 자살 기도자 대응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 투입…설득 끝에 스스로 내려와

15일 밤 투신 시도자를 설득하고 있는 경찰 위기협상 전문요원ⓒ서초경찰서 제공

고층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하려던 10대 청소년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 위기협상 전문요원과의 2시간 넘는 대화 끝에 구조됐다.


16일 연합뉴스 및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0분께 "(지인이) 강남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것이라고 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투신 시도자로 알려진 A군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는 지역의 일대 아파트 15개 동을 수색해 서초구 한 아파트 24층 옥상 난간에서 A군을 발견했다. 하지만 A군이 좁은 공간 끝에 걸터앉아 있어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은 즉시 자살 기도자 대응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을 투입해 설득에 나섰다. 이들은 A군에게 좋아하는 음식 등을 소재로 대화를 유도하고, '누나', '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게 하면서 어느 정도 신뢰를 쌓았다.


거부 반응을 보이던 A군은 점점 대화에 동참하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요원은 A군이 아래쪽을 바라볼 때마다 "○○아, 누나 봐야지. 누나 여기 있어"라고 말하며 주의를 돌리는 한편 "누나가 ○○이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어서 그래"라는 말로 다독였다.


요원은 결국 '스스로 넘어가겠다'며 난간 안쪽으로 다가오는 A군에게 "고마워, 누나 여기 있어"라고 말하며 틈 사이로 손을 내밀었고, 손을 잡은 A군을 이끌어 구조에 성공했다.


서초서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자살 기도자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선발해 지난달부터 현장에 투입했다"며 "요원들의 활약상이 돋보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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