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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유튜브 vs ‘노령화’ 방송가…‘나이’가 다는 아니지만 [예능 세대교체 무용론②]


입력 2024.07.19 07:54 수정 2024.07.19 07:5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젊은 PD가 신선한 것 보장하진 않지만”

“전보다는 젊은 층 능력 입증할 기회 줄어”

“(섭외는) 젊고, 미처 모르던 진흙 속 진주를 찾는 것이다. 갓 합류한 작가 PD들이 ‘미미 너무 좋아요’, ‘귀여워요’라고 하는 걸 보고, 미미는 나는 잘 몰랐지만, 젊은 친구들은 알고 있던 이미 꿈틀거리던 친구라고 생각했다.”


나영석 PD가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뿅뿅 지구오락실’ 섭외 비화를 풀며 언급한 말이다.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의외의 활약을 펼치며 인기를 견인한 미미는 당초 나영석, 박현용 PD에게는 다소 ‘낯선’ 인물이었지만, 젊은 제작진의 지지를 바탕으로 섭외가 이뤄진 셈이다. ‘새 얼굴’을 발굴해 기존의 ‘신서유기’ 시리즈와는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 필요했던 ‘뿅뿅 지구오락실’에게 딱 맞는 선택이 됐으며, 이는 ‘젊은 제작진’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됐다.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활약한 미미

‘뿅뿅 지구오락실’의 스핀오프 예능프로그램 ‘지락이의 뛰뛰빵빵’에서는 4세대 김예슬 PD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나영석, 박현용 PD의 뒤를 잇는 후배로 ‘4세대 PD’라고 불리는 그는 앞서 ‘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에서 ‘선배 PD 잡는 후배 PD’로 MZ세대의 특성을 십분 발휘해 웃음을 불어넣었었다.


여기에 ‘지락이의 뛰뛰빵빵’에서는 메인 PD로 활약하며 멤버들의 트렌디함을 부각했다. ‘4세대 PD 어디 갔냐’며 출연자 이은지가 찾을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물론, 멤버들과 함께 나영석 PD를 향한 몰래 카메라를 함께 기획하며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등 ‘지락이의 뛰뛰빵빵’만의 ‘날 것’의 분위기를 제대로 구축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는 당초 ‘지락이의 뛰뛰빵빵’이 유튜브 콘텐츠로 기획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뿅뿅 지구오락실’ 다음 시즌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유튜브용 콘텐츠로 가볍게 기획이 됐으며, 이후 tvN에 송출까지 이뤄지긴 했으나 유튜브 감성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물론 김예슬 PD는 2015년 CJ ENM에 입사한 9년 차 PD로, 메인 연출을 맡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긴 하다. 다만 최근 지상파 PD들이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 입봉 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예능 제작사 또는 프리랜서 PD들의 입봉이 빠른 것이 사실이다. 대다수의 유튜브 예능 PD들이 2~30대인 것을 고려하면 그 격차는 더 커진다.


유재석, 신동엽, 김구라 등 50대 MC들이 여전히 메인으로 활약 중이며, 이들을 뒷받침하는 양세형과 양세찬, 박나래 등이 30대 후반 또는 40대가 된 상황에 대해 ‘예능프로그램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더불어, 제작진의 ‘고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12년 차 지상파 예능 PD는 “예능프로그램도 이제는 안정성을 위해 시즌제로 많이 기획이 되고, 명절이면 늘 만나던 파일럿 프로그램이 줄어들다 보니 젊은 PD들이 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전보다 줄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봉 시기도 늦춰지는 것 같다. 과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처럼 역동성이 중요한 프로그램에선 30대 초반의 젊은 PD가 메인이 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30대 후반, 40대 초반 메인이 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럽다”라고 짚었다.


또 다른 지상파 PD는 “보통 PD들은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입봉을 하게 된는데, 이것은 과거에도 그랬다. 상황상 조금 더 늦어질 수는 있지만, 제작은 후배 스태프들과 협업하는 구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순환이 된다”고 제작진 고령화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젊다고 해서 신선한 콘텐츠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것이 젊은 PD들의 이탈을 유발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추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를 언급했다.


어렵게 메인 PD가 되더라도 방송사 바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PD들도 늘어나는 중이다. 한 예로 SBS 대표 장수 예능 ‘런닝맨’을 거쳐 간 메인 PD들만 해도 10명이 넘는데, 고동완, 조효진, 정철민 PD 등이 이 프로그램으로 경력을 쌓은 뒤 SBS를 떠나 유튜브와 OTT 등에서 역량을 발휘 중이다. 고동완 PD는 현재 예능 제작사 오오티비에서 인기 웹예능 ‘전과자들’ 시리즈를 연출 중이며, 조효진 PD는 넷플릭스 ‘신세계로부터’, 디즈니플러스 ‘더 존: 버텨야 산다’ 시리즈 등을 연출했으며, 정철민 PD는 CJ ENM에서 추리 예능을 연출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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