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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사법리스크에 카카오그룹 주가 ‘곤두박질’


입력 2024.07.23 17:12 수정 2024.07.23 18:10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SM 시세조종’ 혐의 구속 영장 발부…카카오 5%↓

그룹 쇄신 작업·AI 사업 진출 차질 우려 확대 중

“악재 선반영… 낙폭 확대는 제한” 등 신중론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카카오그룹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법 리스크 현실화로 카카오그룹 전반에 대한 하방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이미 악재가 선 반영된 만큼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200원(5.36%) 하락한 3만8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카카오는 장 초반부터 낙폭을 확대하며 52주 최저가(3만7300원)에 근접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7.81%), 카카오게임즈(-5.38%), 카카오뱅크(-3.79%) 등도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카카오그룹의 동반 주가 하락은 법원이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지난 17일 김 위원장이 SM 인수 당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아 승인했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전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진행됐고 법원은 이날 새벽 증거 인멸 우려와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그룹의 쇄신 작업 및 인공지능(AI) 사업 개시 등 중요한 기로에 선 가운데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카카오는 다른 국내 경쟁 기업들에 비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해 서비스 중이며 SK텔레콤도 ‘에이닷’을 기반으로 각종 통신 특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가 예정되었던 초거대 AI 모델인 ‘코GPT 2.0’의 공개는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했지만 올해 하반기 출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울러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대주주는 최근 5년 안에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경우 지분 10%를 초과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되어 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SM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해 벌금형 이상의 판결을 받게 되면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를 주축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카카오의 정체성과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 가운데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더 이상의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단기 변동성이 나타나겠지만 하락 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김 위원장의 구속이 결정되면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이미 작년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위원회 리스크와 같이 악재가 선 반영된 측면이 있음을 고려하면 향후 주가 낙폭이 상대적으로 크진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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