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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경보’에도 세수 펑크 여전…세법 개정, 국회 문턱 더 높아져


입력 2024.07.31 11:32 수정 2024.07.31 11:58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6월 국세 수입 전년비 9000억원 감소

올해 세수 부족액 10조원으로 확대

야당에 상속세 등 인하 반대 빌미 제공

정부 “하반기 법인세 실적 호조 기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2024년도 세법개정안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6월 국세 상황이 더 나빠졌다. 지난달 ‘조기 경보’ 발령에도 불구하고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감소 등으로 세수 감소 폭은 더 확대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6월 국세 수입은 17조5000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9000억원 줄었다. 6월까지 누계로는 전년동기 대비 10조원 부족해, 세수 구멍이 5월(9조1000억원)보다 9000억원 커졌다.


내국세는 소득세와 법인세에서 각각 1000억원, 7000억원 줄어 전체적으로 6000억원 감소했다. 법인세는 고금리 영향으로 원천분은 증가했으나 지난해 기업실적이 저조한 탓에 줄었다.


취업자 수와 임금 증가로 근로소득세가 늘고 주택거래 상승으로 양도소득세도 늘었다. 부가가치세도 2000억원 증가했다.


종합부동산세도 4000억원 줄어 세수 상황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종부세 기준가를 낮춰 전체적으로 징세 대상이 줄어든 이유가 크다. 고지세액 분납분이 4000억원 줄었다.


6월까지 누계 국세 수입 상황을 보면 부가가치세 5조6000억원, 소득세 2000억원 늘어났음에도 법인세가 16조1000억원 줄어 세수 부족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연간 목표 세수 대비 징수 실적을 나타내는 진도율은 6월 현재 45.9%로 최근 5년 평균 52.6%보다 6.7%p 낮다. 56조원 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 51.9%와 비교해도 6.0%p 모자란다.


특히 지난달 세수 진도율이 5년 평균 대비 5%p 이상 벌어지면서 정부가 ‘조기 경보’까지 발령했음에도 6월에 진도율이 더 벌어진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 결손이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예산을 운용하는 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며 “(조기 경보는) 저희가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는 것이지 당장 어떤 액션을 취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법인세 관련해서는 “상반기에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하반기, 9월과 12월에 법인세 거둘 때는 재정 상황이 훨씬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난 3월에 법인세 감소분이 워낙 커서 하반기에 그걸 모두 상쇄할 수준은 아니더라도 일부는 상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6월 국세수입 현황. ⓒ기획재정부
정부 세법 개정안, 야당 반대 거세질 듯


국세 수입 상황이 악화하면서 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법 개정안 국회 통과 여부도 더욱 불투명해졌다.


기재부는 지난 22일 2024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연간 4조4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누적법으로 계산하면 5년간 18조4000억원의 세입이 감소한다.


기재부는 “역동적 성장과 민생 안정 지원을 목표로 2024년 세법 개정을 추진했다”고 강조하지만, 야당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을 두고 ‘초부자 감세’라고 규정했다.


기재부 세법 개정안 발표 직후 더불어민주당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이번 세법 개정안은 자산에 대한 과세체계를 크게 약화한 것으로 우리 국민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부의 대물림을 강화함으로써 사회 역동성을 크게 저하할 것으로 예상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상속·증여세 감세효과가 5년간 누적 18조6000억원으로 전체 세수 감소액(18조4000억원)보다 큰 만큼 기재부가 야당을 설득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 취임 첫해인 2022년 세법 개정으로 법인세 감세정책과 기업 실적 악화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법인세에서만 23조2000억원 감소 등 역대 최대 56조4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며 세수 결손 상황을 세법 개정 탓이라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6월 국세 수입 현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기재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은 국회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의 반대 문턱을 넘기 힘들어 보인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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