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강남권 청약 대어 ‘줄줄이’ 대기
서울 상급지, 당첨시 차익만 10억 상당
공급 부족·고분양가, ‘내 집 마련’ 조급함도 한몫
지난달 29일 ‘전국민 청약의 날’이라 불릴 만큼 신규 분양 아파트에 이례적으로 많은 청약 수요가 집중됐다. 서울 강남권 핵심 입지에 청약 당첨시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단 기대감이 작용하면서다.
당분간 이 같은 청약 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대비 저렴한 신축 아파트 분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청약 경쟁률 역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원 ‘래미안 레벤투스’가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한다. 도곡삼호아파트를 재건축한 이곳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18층, 4개동, 308가구 규모로 이 중 133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6480만원이다. 전용 59㎡는 16억9990만~17억1990만원, 84㎡는 22억2210만~22억7680만원이다.
인접한 ‘도곡렉슬’ 전용 84㎡가 지난달 14일께 31억원에 매매된 것을 고려하면 동일 평형대 청약 당첨시 최소 9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당시 매매금액 대비 더 오른 32억~34억원 수준이다.
잠실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도 억대 시세차익 기대감을 품은 단지로 꼽힌다. 송파구 신천동 일원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23개동, 2679가구 규모로 들어서며 58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곳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5409만원으로 전용 59㎡는 13억원대, 전용 84㎡는 17억원대 수준이다.
일명 ‘엘리트레파’(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로 불리는 잠실 일대 아파트 시세를 고려하면 최소 5억원 이상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와 맞닿은 ‘잠실파크리오’ 전용 84㎡는 지난달 23억7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동일 평형대 매도호가는 25억원을 웃돈다.
앞서 지난달 29일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시세차익이 20억원에 가까워 수요자들이 대거 집중됐다. 3.3㎡당 평균 6736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23억3310만원 수준이며, 후분양 단지라 잔금을 치러야 하는 기한도 촉박했다.
하지만 강남권 핵심 입지에 높은 시세차익 기대감에 수요가 쏠리며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냈다. 특별공급 114가구 모집에는 4만183명이 몰려 평균 352.5대 1, 1순위(178가구) 청약에는 9만3864명이 접수해 평균 527.3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서울 신규 분양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데는 도심 내 공급절벽 불안감이 커지는 데다 공사비 인상으로 분양가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서울 상급지 신축 아파트 품귀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분상제가 적용돼 시세 대비 저렴한 데다 당장 자금 부담은 크지만 이후 집값이 더 오를 거란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도 한몫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집은 생애주기 관점에서 어느 순간에는 해결해야 하는 필수과제다. 최근 몇 년간 뒤로 미뤄왔던 대기수요까지 차익이 확실한, ‘로또청약’에 일단 뛰어든 모습이다. 지금 결정을 해야 한다는 조급함을 느끼는 것”이라며 “래미안 원펜타스 사례가 전체 시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중요한 건 비교적 가격이 싼 물건에 대한 대기수요가 풍부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나 강남은 웬만하면 10억원씩의 차익은 다 발생하기 때문에 앞으로 분양하는 단지들의 청약경쟁률도 상당히 치열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정부가 주거 형태를 다양화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고, 한국의 주거문화 자체가 아파트로, 아파트도 단지화, 대형화가 되다 보니 수요자가 살기에 편하고 만족감을 크게 느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