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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민심 악화'에 긴장?…연일 대남 도발


입력 2024.08.12 15:59 수정 2024.08.12 16:03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김정은, 이례적으로 '남한 언론' 직접 언급하며 "쓰레기"라 언급

비난 직후 '자폭' 오물 풍선 강행…"상부 지시 따라 무리한 살포"

통일부 "北, 비난 대상 외부로 돌리면서 '민심 이반' 최소화"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상공에 북한이 부양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 쓰레기 풍선이 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압록강 유역에서 내린 큰 비로 인한 홍수 피해로 북한 민심이 크게 악화되자 대남 도발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수해와 대형 인명피해에 따른 비판이 불가피하자 시선을 남쪽으로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통일부는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대규모 수해 피해로 전 사회적 역량을 동원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민심 이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 현장을 방문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리를 "너절한 쓰레기나라"라고 칭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남측 언론이 피해 사실을 날조하고 있다"며 "한국 쓰레기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앞세웠다. 우리 언론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김 위원장의 비난 행태는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수재민들에게 피해 지역 실종자가 1000명이 넘는다거나, 구조 작업 중 헬기가 여러 대 추락했다며 정보당국을 인용한 우리 언론의 보도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규정했으며, "변할 수 없는 적"이 퍼뜨리는 "억지낭설"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의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진 직후 북한은 또 다시 오물풍선도 재살포했다. 다만 11일 오전까지 풍선 240여 개를 띄워 보냈는데, 이 가운데 10여 개만이 풍선만 경기 북부 지역에 떨어지고 대다수는 북한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쓰레기 풍선에는 종이류와 플라스틱병 등 쓰레기가 담겨있었다고 한다. 상부 지시에 따라 풍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살포에 나섰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상황에 대해 국제기구에도 알리지 않았으나, 김 위원장의 행보로 보았을 때 대규모 피해에 복구가 예상보다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의주군과 신의주시에서만 4100여 세대와 3000여 정보(약 900만평)의 농경지, 공공 건물, 도로·철길 등 시설물이 침수됐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김 위원장은 "인명피해까지 발생시킨 책임자를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며 강봉훈 자강도당 책임비서와 리태섭 사회안전상을 해임했다.


피해 복구가 한창인 현재 민심 이반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이 우리 측을 향한 크고 작은 도발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독재 체제인 북한이 유일하게 내부 결속을 할 수 있는 방안은 외부에 '공공의 적'을 두고 주민들의 결속력을 높이는 것 뿐이라는 진단이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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