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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라 하는 사람 신고하라"더니…김정은 "주민·어르신·TV" 내로남불


입력 2024.08.14 15:50 수정 2024.08.14 17:07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북한 주민들에게는 평소 '평양말' 강요…

"텔레비를 TV라고 하는 사람은 수상하니

신고하라더니…이치에 맞지 않는 처사"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지역을 찾아 이재민 위로 등 현장점검에 나섰다고 관련 내용을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홍수피해를 입은 의주군을 찾아 수재민 앞에서 "주민" "어르신" "TV" 등 한국식 표현을 사용하며 연설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14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연설 내용보다 김정은이 연설에서 남한 말을 많이 사용한 모습에 사람들이 놀랐다"며 "흔히 사용하던 동지 혹은 인민이라는 말 대신 '주민'을 사용했고, 노인이나 늙은이를 '어르신', 텔레비죤은 'TV'라는 한국식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나이든 사람을 가리킬 때는 노인 또는 늙은이라는 표현이 주로 쓰인다. 이를 높여 부를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텔레비죤을 줄여 보통 '텔레비'로 많이 부르며 '텔레비죤을 TV라고 하는 사람은 수상하니 신고하라'는 내용이 북한 반간첩 선전화(포스터)에도 등장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소식통은 특히 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사용한 "병약자·험지·음료수·폄훼한다 등의 말은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고 했다. 병약자 대신 환자 또는 허약자, 험지 대신 어렵고 힘든 곳, 음료수 대신 물, 폄훼 대신 비방 또는 비하가 주로 사용되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설문을 누군가 써준다 해도 김정은의 승인 없이 그런 단어를 사용할 수 있었겠느냐"며 "주민들에게는 평양말을 사용하라고 하면서 자기는 한국말을 대놓고 쓰는데 이건 이치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소식통은 RFA에 전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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