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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이번에도 동결 '무게'…집값·대출에 '발목'


입력 2024.08.20 06:00 수정 2024.08.20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정부·여당發 인하 압박 크지만

고삐 풀린 가계부채 자극 가능성

들썩이는 부동산 '부채질' 우려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금융권 안팎에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커졌지만 가계대출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부동산 시장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한은이 금리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에도 현 수준(연 3.5%)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2월부터 13회 연속 동결이자, 최장 기간 금리 동결을 이어가는 것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p)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준금리 결정에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금융권 안팎으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수부진을 우려하는 정치권의 금리 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금통위에서도 이전까지 1명이던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의견이 2명으로 늘면서 어느 때보다 소수의견 등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높아졌다.


다만 한은이 치솟는 집값과 가계부채로 인해 섣불리 금리 인하를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6% 상승했다. 상승폭은 2019년 12월(0.86%) 이후 가장 컸다. 수도권 집값도 0.4% 올라 전월(0.19%)보다 상승 폭이 더 벌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4일까지 4조2342억원 늘며, 지난달 증가액(7조660억원)을 엿보고 있다.


한은 입장에선 금리를 낮추면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계산할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의 시점에 대해서 잘못된 시그널로 기대를 크게 해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에선 이번 금통위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로는 소수의견 등장 여부를 꼽고 있다. 이번에 인하 의견이 나온다면 지난해 2월 금리 동결에도 조윤제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첫 소수의견이 된다.


시장에선 이달 금통위 금리 동결을 하면 오는 10월에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3.25%의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주장해 왔던 위원 1명이 소수의견으로 등장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만큼 내수 부진에 대응해 선제적 인하 필요성을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도 내놓는다. 시장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종전과 같은 2.5%로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소폭 낮추거나 종전 전망치인 2.6%를 유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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