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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도 가세…정유업계, 전기차 충전 사업 확대


입력 2024.08.21 14:22 수정 2024.08.21 14:52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HD현대오일뱅크 전기차 충전 사업 ‘EV&U’ 개설

GS칼텍스, 가장 많이 설치…국내 정유사 중 가장 적극 참여

전국 주유소 개수 해마다 감소…새로운 수익원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 낙점

HD현대오일뱅크 EV&U. ⓒHD현대오일뱅크

친환경 사업에 대척점에 있는 정유사들이 ‘기름 냄새’를 빼고 전기차 충전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주유소 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어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시장 신규 진입으로 수익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1일 전기차 충전 사업 브랜드 ‘EV&U’를 정식 런칭했다. 앱을 통해 최신 충전소 정보 찾기부터 간편 결제, 차량 정보 관리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앱은 HD현대오일뱅크 EV사업팀의 전기차시스템 운영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EV사업팀은 2021년 9월 EV사업개발 TF를 시작으로 2022년 12월부터 정식팀으로 승격됐다. 이 팀은 2030년까지 전체 차량의 10%를 친환경 차량으로 보급한다는 정부의 목표에 맞춰 탄생됐다.


해당 팀은 ▲전기차시스템 운영 ▲네트워크 구축 ▲B2B 거래처 유치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기차시스템 운영 프로젝트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 자체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구성하고 개발한다.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에서는 초급속 전기차 충전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현재 39개 사업장에서 사업을 개시했다. 또한, 추가로 구축할 수 있는 사이트를 탐색하며 수익 창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GRC(HD현대 본사인 글로벌 R&D센터), 씨마크(HD현대 호텔), 중앙기술연구원 등 그룹사 자산 내 충전소 구축 및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충전소를 고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법인거래처 유치를 위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향후 EV 충전 사업을 통해 회사의 ESG 경쟁력 강화와 기존 유류 매출 중심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정유사들도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은 GS칼텍스다. 2019년 5월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시작한 GS칼텍스는 지난해 기준 전국에 전기차 충전소 161개소, 충전기 337기를 설치했다. 이는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GS칼텍스는 충전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워 급속 충전 거점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이나 아파트에는 2~7킬로와트(kW)의 완속 충전기가 많이 설치돼 있지만 GS칼텍스는 모두 100kW급의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한다. 이는 30분 만에 50kW를 충전해 250km를 주행할 수 있는 속도다.


에쓰오일 역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경쟁사 대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21년부터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도입하고 사업목적 정관에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하지만 아직 사업 개념이라기보다는 주유소 사업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정도에 그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정착이 안 돼 있는 상태이며 기존 주유소 중 적용할 수 있을 만한 주유소가 많지 않다”며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직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의 전기차 충전 사업 진출 이유는 해마다 감소하는 주유소 개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유소 개수는 전년 대비 1.1% 줄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소폭 감소하던 국내 주유소의 수가 친환경차 가속화됨에 따라 2040년에는 현재 4분의 1 수준인 3000개만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주유 부문의 수익감소를 보완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발을 들인 것이다.


다만, 아직 정유사들이 전기차 충전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기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기존 정유사들의 사업 구조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화학적인 방식으로 에너지원을 만들어 주유소와 같은 곳에 저장하고 주유기를 통해 공급하는 반면 전기차는 한전에서 나오는 전기를 공급해야 하는 구조다.


짧은 시간만을 필요로 하는 기존 주유와 다르게 전기차는 최소 몇십 분에서 몇 시간 단위로 주차를 해야 해서 수익성이 낮다. 또한, 소방법상 전기차 충전 시설과 주유소의 탱크를 분리해야 하는데 도심의 작은 규모의 주유소들은 현실적으로 그만한 부지가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자사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은 기존 주유소와 달리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이 치열하다”며 “신규 사업의 특성상 안정화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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