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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예금 금리 '高高'…시중銀 떠난 자리 '정조준'


입력 2024.08.27 06:00 수정 2024.08.27 06: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상상인·BNK·OSB 등 이자율 3.9%대

5대 은행 최고 3.4%…기준금리 밑돌아

저축은행 이미지. ⓒ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금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1금융권에서는 연 3.5%인 기준금리를 웃도는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췄지만, 저축은행은 4%에 육박하는 금리를 주고 있다. 저축은행이 시중은행에 등 돌린 ‘예테크(예금+재테크)’족들을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3.91%로 집계됐다. 상상인저축은행이 회전식 정기예금 네 가지 상품에 3.91%의 금리를 내세우고 있다.


BNK와 HB 저축은행도 회전식 정기예금을 3.90%의 고금리로 판매하고 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보통 만기가 3년 이상이지만, 1년 단위로 변동금리가 적용돼 금리상승기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하락기에는 약정금리 인하로 금융사 입장에서 유리하지만, 중도해지해도 회전 기간을 충족하면 약정이율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고객도 자금이 오래 묶일 것이라는 부담이 덜하다.


OSB, 대백, 바로, 청주저축은행도 정기예금에 3.9% 금리를 선보인다. OSB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1일 12개월 만기 예금금리를 3.7%에서 0.2%포인트(p) 올렸다. 이 외 애큐온저축은행 3.85%, OK저축은행과 상상인, JT저축은행 등이 3.81%에 정기예금 상품을 운영중이다. 웰컴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3.7%에서 3.75%로 0.05%p 인상했다.


SBI저축은행은 판매 중인 정기예금 상품에 만기 9개월 구간을 새로 도입했다. 짧은 가임 기간에도 높은 금리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9개월 만기도 12개월 만기와 동일한 3.7~3.8% 금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같은 저축은행의 모습은 은행권과 정반대 행보다. 이날 저축은행 79곳의 1년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65%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요 은행들은 기준 금리에도 못 미치는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NH고향사랑기부예금’에 최고 3.8%를 주고 있지만,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등 우대금리를 만족해야 한다. IM뱅크와 Sh수협은행이 그 다음으로 높은 3.6%대에 정기예금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나 첫거래 우대에 한해서 적용중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대표 정기예금에 3.35~3.4%의 금리를 주고 있다. 앞서 농협은행은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0.35%p,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일부 수신상품 금리를 0.2%p 낮췄다. 이는 올해 최고 3.7%대를 기록했던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최근 3.2%대까지 떨어지며 하락했기 때문이다. 정기 예금 금리는 은행채 금리를 반영해 정해진다.


이와 달리 저축은행이 수신상품 금리를 올린 것은 위축됐던 대출 취급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따른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해왔다. 그러나 부실 정리도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고, 하반기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신규 대출 여력도 생겨 ‘실탄’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이 대출을 늘리려면 예대율 규제에 따라 예금 잔액도 일정 수준만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여-수신 모두 몸집을 줄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수신 잔액은 98조원으로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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