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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잡는 카드 ‘토지거래허가구역’에도 ‘내 집 마련’ 수요 뜨거워


입력 2024.08.27 06:21 수정 2024.08.27 06:21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서울 아파트값 22주 연속 상승, 거래량도 8000건 넘어

잠삼청대, 압여목성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검토되지만

신고가 거래 포착, “투기수요 억제해도 실거주 유효수요 막을 수 없어”

서울시에서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한 카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고려하고 있지만 ‘똘똘한 한 채’ 등 실수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데일리안 DB

서울시에서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한 카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고려하고 있지만 ‘똘똘한 한 채’ 등 실수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을 비롯해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의 서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주택의 경우 취득 후 2년 동안 실거주를 해야 하는 단서가 달려 갭투자 등을 통한 주택 거래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이에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택지 지정을 앞두고 그린벨트 125.16㎢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고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주요 지역에 구역 지정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22주 연속 오르는 중이다. 8월 2주 기준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뒤 3주에는 0.28%로 오름세가 완화됐으나, 강남구와 서초구 등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거래도 활발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2월(2653건)을 기점으로 7월까지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기준 지난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535건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던 2020년 이후 처음으로 8000건을 넘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용산구 등이 폭넓게 지정되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있는 강남구와 달리 서초구 반포동 등에서 아파트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풍선효과가 지적되자 집값이 크게 요동치는 지역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초구에서는 지난 6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50억원에 거래됐으며,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도 49억8000만원에 손바뀜된 바 있다.


강북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도 주요 검토 지역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도 신고가가 발생하고 있어 규제에 대한 실효성엔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지난달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96㎡가 90억원,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가 27억원으로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지난 4일 36억원의 신고가를 썼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최근 집값 상승 등 서울 주택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언허가나 착공 실적 등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쓰더라도 기본적인 유효수요를 줄일 수는 없기 때문에 신고가가 나타나거나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강남 3구, 용산 등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해 투자 및 투기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것인데, 무분별한 토지 거래를 막기 위한 규제가 집값을 잡는 데 활용된다는 것은 원래 목적과도 맞지 않다”며 “물론 88 공급대책에서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택지를 지정하겠다고 한 것은 토지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투기를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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