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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 더이상 공염불이 돼서는 안된다 [기자수첩-정책경제]


입력 2024.08.30 07:00 수정 2024.08.30 11:25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5개 분기 연속 연료비조정단가 작동 안해

한전 상반기 2조2000억원 이자 비용 지급

2027년 사채발행 계소 2배로 줄여야

지난 2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전기요금 연료비조정단가 결정 시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연료비조정단가는 관세청이 고시하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유류의 무역통관 가격을 기준으로 직전 3개월간 평균인 '실적연료비'에서 직전 1년간 평균인 '기준연료비'를 분기마다 반영해 결정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존 전기요금 체계가 유가 등 원가 변동분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원가변동 요인과 전기요금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기위해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연료비조정단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산업부와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26일 열린 기자간담회 "전기요금 인상을 할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 전에 요금 폭탄 고지서가 국민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최악의 폭염으로 8월 한 달에만 역대 전력수요 1·2·3·5위가 나오는 등 전력사용량이 크게 늘어 각 가정별 전기요금이 크게 증가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실제로 안 장관은 폭염 기간이 지나가면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면서도 다음달 21일 발표할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또 추석 민생 대책 등 물가 잡기에 나선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올릴 경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물가당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한전의 재무위기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2021∼2023년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판매해 43조원의 누적 적자에 떠안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9900억원으로 작년 말(202조4500억원)보다 4400억원가량 증가했다. 한전은 2022년 이후 총 6차례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적자 기조에서는 벗어났다.


그럼에도 한전은 대규모 부채로 인해 작년부터 연간 4조원이 넘는 이자가 발생하고 있어 영업이익에도 총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2조2000억원을 이자 비용으로 썼다.


한전은 지금 같은 상황을 버틸 수 있는 것이 연말까지라며 요금 인상의 절박함을 토로하고 있다. 2027년 사채 발행 계수를 2배로 줄여야하는데 그때까지 누적 적자를 해소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을 지금 조금씩 올리지 않으면 결국 나중에 더 많은 금액을 단기간에 올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가도 잡아야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요금 인상을 결정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전력당국의 전기요금 인상이 더이상 공염불이 돼서는 안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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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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