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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음악 예능…진부한 포맷 ‘진정성’으로 벗어내나 [D:방송 뷰]


입력 2024.09.05 10:41 수정 2024.09.05 10:4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신인가수 조정석'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 인기

중년 스타들의 이루지 못한 '꿈' 쫓는 과정 그려

‘음악’은 한 때 ‘예능 치트키’로 꼽혔다. ‘놀면 뭐하니?’ ‘무한도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이 연이어 방영되면서 진부하다는 평가도 동시에 가져갔다. ‘놀면 뭐하니?’ 역시 반복되는 음악 콘텐츠로 부진을 겪기도 했다.


ⓒ넷플릭스, MBC

그런데 최근 음악을 메인 콘텐츠로 내세운 두 프로그램이 동시에 방영을 시작했다. 연예 대상 대상을 배출해낸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음악일주’)가 후속작으로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를 지난달 18일부터 방송했고, 넷플릭스에선 ‘신인가수 조정석’을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수 도전기’를 다룬다는 점이다. 먼저 ‘음악일주’는 평소 기안84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가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제작진은 제작발표회 당시 ‘태계일주’의 후속을 고민하던 중 변주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음악’을 곁들였다.


물론 실력적으로만 보면 기안84의 가창력은 실제 가수들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순수하게 꿈을 쫓는 기안84답게 음악을 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매우 진지하다. 제작진은 그런 기안84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이들은 “누군가는 꿈으로 놔두지만 기안84는 초등학교 앨범에 ‘가수’라고 적었던 걸 실제로 실현시켜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나도 어렸을 때 저런 꿈이 있었지’ 생각하고 이뤄가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과 희열을 느꼈으면 한다”고 바랐다.


포맷에서는 진부함이 느껴지긴 한다. 기안84의 날 것의 여행 스타일을 보여주던 ‘태계일주’와 달리 ‘음악일주’에선 음악적 결과물이라는 ‘목적’이 생기다 보니 이전보다 작위적인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시청률에 있어서도 전국 평균 기준 1회 시청률이 3.6%로 전 시즌인 ‘태계일주3’의 첫화 시청률(5.7%)보다 2%P 낮고, 시즌1과 시즌2의 1회 시청률과 비교해도 1%P 이상 낮다.


다만 아직 기대해 볼만은 하다. 기안84의 든든한 여행 조력자가 될 여행유튜버 빠니보틀이 가장 최근 회차인 3회에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완전체 멤버들의 여행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렇고, 이들이 내놓은 첫 결과물 ‘민들레’ 뮤직비디오는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30만뷰 이상을 기록했고, 2회 방송 직후에는 음원차트 상위권까지 랭크됐다. ‘민들레’에 맞춘 댄스 챌린지 영상도 인기다.


조정석은 실력까지 겸비했다.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 중인 조정석은 이미 음악에 대한 남다른 조예를 드러내왔다. 현재 영화, 드라마, 뮤지컬까지 섭렵한 조정석이 아직 이루지 못한 싱어송라이터라는 오랜 꿈을 향한 100일간의 도전을 담은 ‘신인가수 조정석’을 통해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음악에 담는다.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담당하며 진정성을 높였다.


오죽하면 “정석 오빠가 매일 지하 작업실에 있다. 집에 안 들어온다”는 아내이자 가수인 거미가 하소연 할 정도로 음악에 진심이다. 진정성이 담긴 결과물도 나쁘지 않다. 조정석은 지난달 31일 정규 1집 ‘조정석’을 공개했다. 타이틀곡 ‘샴페인’은 멜론 핫100 25위를 비롯해 아이튠즈 5개국 상위권에 안착했다.


아직 두 프로그램의 성패를 논하기엔 이를지도 모르지만, ‘음악일주’ ‘신인가수 조정석’은 단순한 기존의 음악예능과는 달리 ‘꿈’을 쫓은 두 중년 스타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마음 속에 담아두고 꺼내지 못했던 꿈을 가진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응원을 건넨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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