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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로 하락한 비트코인, 바닥 지났다...일각선 "반감기 상승 끝" 전망도


입력 2024.09.05 11:38 수정 2024.09.05 11:38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비트코인 선물 지표 '펀딩 비율', 약세서 중립으로

전체 비트코인 중 움직이지 않는 물량 74%

변동성 확대 전망 가운데 "반감기 이후 첫 하락" 지적도

AI 이미지

이달 들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비트코인이 '바닥'을 지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발생한 하락은 현물 매도가 아닌 공매도 영향이었는데, 약세 관점이었던 투자자들은 반등 이후 중립 관점으로 전환했다.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기존 유력했던 '반감기 이후 상승' 모델이 깨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9% 오른 5만8119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은 최저 5만5677 달러까지 하락했지만, 미국 증권 시장이 개장한 후 반등세가 나타나 하락 폭을 말아 올렸다.


시장에서는 전날 나타난 비트코인 하락을 공매도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거래소 내 비트코인 잔량은 총 240만개 수준으로 30일 전보다 7만2300개 줄었다. 일반적으로 거래소 내 비트코인 잔량은 잠재적인 매도 물량이 될 수 있다. 또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체 비트코인 중 움직이지 않는 유통량은 74%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물 매도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에 나서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마켓에서는 '펀딩 비율'이라는 개념이 있다. 펀딩 비율은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 간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보다 조금 높고, 이런 경우 펀딩 비율은 양수(기본 0.01%)가 된다. 반대로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경우에는 펀딩 비율이 음수가 된다. 비트코인의 펀딩 비율이 음수인 것은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펀딩 비율이 일정 기간 중립(기본 0.01%) 이하로 장기 유지됐다. 다수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는 뜻이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K33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시장 펀딩 비율이 약 30일 동안 중립(0.01%) 수준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시장 약세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도 "현재는 공매도(숏) 포지션 베팅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이는 매도 압력이 고갈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비정상적' 펀딩 비율 국면은 오래 가지 않았다. 4일 오전에는 펀딩 비율이 -0.01%에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미국 증시 개장 이후 반등세가 나타나면서 현재는 다시 중립 범주인 0~0.01%를 유지 중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온체인 분석업체 샌티멘트(Santiment) 소속 애널리스트 브라이언은 "최근 비트코인 가격 반등과 관련 긍정적 신호와 중립 신호가 혼재한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베어마켓(약세장)이라고 언급하는 트레이더들이 늘었고,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8월 크게 하락했음에도 저가 매수에 대한 열정이 떨어진 점도 좋은 신호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마켓(강세장)과 같은 키워드 언급량이 꾸준히 증가한 점, 공포나 탐욕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부족한 점과 밈 코인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점은 중립 신호"라며 "여러 신호를 종합해서 봤을 때 시장이 고점보다는 바닥에 더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가상자산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변동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 등의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통상 매년 9월에는 약세 움직임을 보여왔다. 가상자산 트레이더 렉트캐피털(Rekt Capital)은 "2013년 이래로 비트코인 9월에 상승을 기록한 해는 3년에 불과했다. 나머지 6년 동안은 -1%~-7.5% 떨어졌다"며 "이번 9월에 비트코인은 한 자릿수의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반면 비트코인의 유력한 상승 모델이었던 '반감기 이후 상승' 이론이 깨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상자산 벤처캐피털인 아웃라이어 벤처스의 리서치 책임자 재스퍼 드 매어(Jasper De Maere)는 "비트코인의 반감기 이후 강세는 순전히 우연이며, 4년 주기의 반감기 이후 상승 사이클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구간은 2024년 반감기 진행 이후 5번째 반감기 사이클이며, 125일 전 반감기 당시보다 가격이 8% 하락했다. 이전 반감기 사이클 같은 기간 동안 평균 22%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며 "일각에서는 반감기 사이클 모델이 아직 유효하다고 주장하지만,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반감기 전 상승은 이미 나타났고, 현재는 반감기 125일 후 비트코인이 하락한 유일한 사이클"이라고 덧붙였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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