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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4개월 아이, 뇌 손상·망막 출혈…친부 "다리 잡고 흔들다 실수로 떨어뜨려"


입력 2024.09.06 10:34 수정 2024.09.06 10:34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피고인 측 "아이 다리 잡고 위아래로 흔들다가 실수로 한번 떨어뜨린 것"

주치의 "입원 당시 자가 호흡 없고 뇌 손상 심각…'쉐이큰 베이비 신드롬' 확인"

"여러 단계 망막 출혈 흔적 있으면 의학적으로 아동학대 의한 손상 가능성 높아"

친부, 생후 4개월 아이 돌보다 숨지게 한 혐의…주치의, 아동학대 의심해 경찰 신고

법원 ⓒ데일리안DB

생후 4개월 된 아이를 돌보다 숨지게 한 40대 아빠가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법정에서 피고인 측과 검찰 측 주장이 엇갈렸다. 피고인 측은 아이를 돌보다가 실수로 한번 떨어뜨렸다고 주장했으나,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주치의는 아동학대에서 흔히 보이는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 증상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A씨의 아동학대치사 사건 두 번째 공판에서 숨진 아이를 치료한 주치의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섰다.


대전 모 대학병원 소아과 교수인 주치의는 소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숨진 아이의 치료를 담당했다.


당시 아이 상태를 묻는 검사 질문에 주치의는 "입원 당시 자가 호흡이 없고 뇌 손상이 심각한 상태였다"며 "뇌 CT 사진에서 확인된 출혈 양상이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으로 확인됐다. 뇌 손상이 심해 눈 뒤 출혈도 동반됐다"고 진술했다.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은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목을 가누지 못하는 어린 영아의 목을 과도하게 흔들어 출혈을 동반하는 심각한 뇌 손상을 불러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A씨 변호인 측은 '아이 다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다가 실수로 한번 떨어뜨렸다'는 A씨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질문을 던졌다.


변호인은 아이를 위아래로 흔들어도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지, 의사로 일하며 지금까지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 현상을 몇 번 경험했는지 등을 물었다.


재판부는 숨진 아이의 뇌 주변 출혈 양상, 망막 출혈의 의미 등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주치의는 숨진 아이 머리 여러 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출혈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머리 양쪽 뇌를 둘러싼 얇은 막 주변으로 48시간 이내 발생한 급성 출혈, 48시간∼2주 이내 아급성(급성과 만성의 중간) 출혈, 2주가 지난 만성 출혈 등 3가지 종류의 출혈이 모두 확인됐다고 증언했다.


또 여러 단계 출혈 흔적, 망막 출혈 동반, 골절 등이 같이 있으면 의학적으로 아동학대로 인한 손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는 소견도 밝혔다.


A씨는 2022년 11월 17일 대전 중구 선화동 집에서 생후 4개월 된 아이를 돌보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아이 엄마가 잠시 집 밖에 나간 사이 보채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다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아이의 상태를 본 주치의는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아동학대치상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치료받던 아이가 숨지면서 경찰은 이듬해 1월 9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다음 공판은 10월 23일 열린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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