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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더 남았다…스트레스 DSR 3단계 '폭풍전야'


입력 2024.09.11 06:00 수정 2024.09.11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가계부채 더 옥죄는 2단계 가동됐지만

내년 중 '최종 목표' 3단계로 강화 예고

한도 위축 물론 2금융권까지 일괄 적용

시기 조율한다지만 벌써 '셧다운' 우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이미지. ⓒ연합뉴스

가계부채를 옥죄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이번 달부터 2단계로 올라서면서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졌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더 강한 족쇄가 대기하고 있어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 DSR이 최종 목표인 3단계까지 높아지면 돈을 빌릴 수 있는 한도가 더 축소될뿐더러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이외에 나머지 모든 가계부채가 규제 대상이 되고, 은행을 넘어 2금융권까지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금융당국은 2단계 시행 결과를 살펴본 후 3단계 시행 여부와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내년 대출 시장이 사실상 셧다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달 1일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가동됐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차주가 1년에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은행권에선 차주의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로 체계를 바꾼 건 올해 2월부터다.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까지 더한 스트레스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따진다. 금리가 더 오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반영해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의 상환 능력을 더 깐깐하게 보겠단 뜻이다.


이어 9월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에서는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 폭이 더 커지고, 그만큼 한도도 더 줄어든다. 이전까지 은행권 주담대에는 스트레스 가산금리로 0.38%포인트(p)가 적용됐지만, 이제는 0.75%p로 높아졌다. 특히 수도권 주담대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1.2%p의 가산금리가 매겨진다.


스트레스 DSR의 영향을 받는 대출의 범위 역시 확대됐다. 1단계에서는 은행권 주담대만 대상이었지만, 2단계부터는 은행에서 받는 신용대출에도 스트레스 DSR에 따른 가산금리가 책정된다. 또 해당 제도에서 벗어나 있던 2금융권도 주담대에 한해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스트레스 DSR 2단계가 가동되면서 대출 한도는 대폭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소득이 가구당 평균소득 수준인 차주는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수도권 주담대 한도가 최대 5000만원 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추산이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소득이 6000만원인 차주가 은행권에서 30년 만기 연 4% 조건으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을 경우 2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시 한도는 3억6400만원으로 쪼그라든다. 스트레스 DSR 시행 전 추산 한도가 4억19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500만원이 축소된 액수다. 최근 1년간 국내 1인 이상 가구의 연 평균 소득은 6042만원이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단계별 개요. ⓒ금융위원회

문제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규제의 영역도, 수준도 2단계보다 훨씬 강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스트레스 가산금리가 현행 0.75%p에서 1.5%p로 두 배나 높아지면서 대출 한도는 한층 감축된다. 아울러 주담대와 신용대출 외에 모든 가계대출이 이같은 스트레스 DSR을 적용받게 된다. 더욱이 3단계부터는 은행은 물론 2금융권 대출까지 똑같은 규제가 반영된다.


이처럼 DSR이 적용되는 모든 가계대출에 가산금리를 매기는 스트레스 DSR 3단계의 잠정 시행 시점은 내년 7월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DSR 3단계의 시행 시기는 현재 제도의 안착 추이 등을 살피며 확정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말까지 스트레스 DSR 2단계 하에서도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는다면 내년 3단계 실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아직까지 역대급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대출 추이를 감안하면 가계부채에 제동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9조6259억원 불었다. 이들 은행에서 확인할 수 있는 2016년 1월 이후 시계열 가운데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이다. 기존 기록이었던 2020년 11월(9조4195억원)보다도 2000억원 이상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구조 상 스트레스 DSR의 효과는 분명하겠지만, 기정사실이 된 연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결국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진행된다면 내년 대출 시장은 한 해 내내 한파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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