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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시작도 안 했는데…생보사 투자 성적 '반토막'


입력 2024.09.13 06:00 수정 2024.09.13 09:59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관련 실적 올해만 5000억 넘게 줄어

자산운용 효율 더 나빠질 가능성 커

고객에까지 악영향 확산할까 우려도

생명보험사 실적 악화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투자를 통해 거둔 실적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5000억원 넘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인 영향으로 관련 이익이 크게 불어난 삼성생명의 몫을 빼놓고 보면 거의 반토막 난 성적이다.


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앞으로 자산운용의 효율이 더 나빠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런 흐름이 자칫 고객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2개 생보사가 투자 활동에서 거둔 손익은 총 1조7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5601억원) 줄었다.


빅3 생보사별 추이를 보면 우선 한화생명의 투자 손익이 159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4.6%나 감소했다. 교보생명의 해당 금액 역시 4767억원으로 30.8% 줄었다.


반면 삼성생명의 투자 손익은 5949억원으로 209.7% 급증했다. 다만 이는 일회성 요인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 저이원 채권 교체매매에 따른 처분 손실 기저효과 등으로 투자 손익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의 이같은 영향을 빼놓고 보면 업계 전반의 투자 성적 악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조사 대상 기간 삼성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생보사들의 투자 손익은 1조1545억원으로 45.5%나 감소했다.


이처럼 생보업계의 자산운용 실적이 악화한 배경에는 금리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역대급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다가 최근 인하 신호가 짙어지면서, 시장 금리도 미리부터 낮아지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시장 금리 하락은 자산 투자 효율 측면에서 악재로 여겨진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를 유지 중이다.


금리가 정점을 찍고 조만간 반전이 이뤄질 것이란 신호는 날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권은 이번 달 17~18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확실시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달 "정책 조정의 시기가 도래했다"며 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강력 시사했다.


이렇게 되면 생보업계의 자산운용 수익률에는 더욱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잘 굴려 다시 돌려줘야 하는 보험사의 사업 구조 측면에서 부담 요인일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보험사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보험사의 수익 악화는 장기적으로 가입자 전체 보험료에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 시기에도 생보업계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기대만큼 높아지지 못한 면이 있다"며 "통화정책 전환의 악영향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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