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KCGI, 한양證 인수 오늘 결론…자금·대주주 적격성 ‘첩첩산중’


입력 2024.09.13 07:00 수정 2024.09.13 11:01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2448억 베팅에도 조달 여부 ‘불투명’

자금조달 실패로 M&A 무산 사례 다수

‘파킹딜’ 논란…당국 문턱 못 넘을 수도

ⓒ한양증권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CGI의 한양증권 인수 협상이 오늘 내로 결론 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수 자금 조달 우려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변수들이 부상하면서 최종 인수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가 한양학원과 진행 중인 한양증권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협상 기간의 마감일인 이날까지 여전히 인수합병(M&A)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지난 6일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해당 계약이 일주일 뒤로 밀리면서 KCGI가 인수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앞서 한양증권은 지난달 2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376만 6973주(지분율 29.59%) 매각에 대해 케이씨지아이(KCGI)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차순위 협상 대상자는 엘에프(LF)다.


다만 KCGI의 자금 조달 능력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인수 무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KCGI는 주당 6만5000원, 총 2448억원을 인수희망가격으로 제시했다. 이는 한양증권 주가인 1만7310원(12일 종가 기준)의 3배 이상이다.


문제는 KCGI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성자산만으로 이를 전부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제무제표에서 KCGI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65억원에 불과하다. 일부 자산매각에 나섰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나머지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수금융을 활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주가 대비 인수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담보인정비율(LTV)이 걸린다는 것이다. 통상 인수금융을 조달할 때는 인수하는 주식을 담보로 50% 수준의 LTV가 설정되는데 이번 경우는 인수금액 대비 주가가 너무 낮다는 분석이다.


KCGI가 이전에도 자금조달의 실패로 M&A가 무산된 사례가 다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KCGI는 지난해 원스토어 투자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로 1000억원을 마련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6월에도 APS와 넥스틴 보통주 135만주에 대한 양도 계약을 체결했으나 양수도계약 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인수에 실패했다.


여기에 더해 업계에서는 KCGI가 자금조달에 성공하더라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파킹딜’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진 탓에 막판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파킹딜은 기업 경영권을 처분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 일정 기간 뒤 다시 지분을 매입하는 계약을 말한다. 인수 측과 매각 측이 우선협상권과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등을 설정해 거래 구조를 짜는 일종의 이면 계약인 셈이다.


이번 매각에서 최대주주인 한양한원이 지분 4.99%,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이 4.05%를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해당 논란을 키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일본계 사모펀드 운용사 오릭스PE가 파킹딜 논란과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현대증권 인수에 실패한 사례가 있어 당국에 관련 내용을 주의 깊게 들여다볼 것”이라며 “KCGI가 인수에 실패할 경우 차순위 협상 대상자인 LF그룹에 기회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