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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 푼다더니 ‘재초환’ 암초, 서울 집값 오를까 ‘토허제’도 넓혀 [엇박 부동산③]


입력 2024.09.14 06:03 수정 2024.09.14 06:03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서울 아파트값 25주째 상승, 주택 공급 가로막는 규제로 혼란

야당 반대에 재초환 폐지 요원, 지자체 부담금 부과에 조합원 반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도 신고가 속출, 풍선효과 부작용도 지적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펼치며 불안 심리를 누르는 한편 투기수요를 차단해 주택 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각종 규제로 혼선이 빚어지는 모양새다.ⓒ데일리안 DB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펼치며 불안 심리를 누르는 한편 투기수요를 차단해 주택 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각종 규제로 혼선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도심 내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로 작용하고 있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25주째 상승했다. 9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3% 올라 일주일 전(0.21%)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오는 2026년부터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 부족 전망이 불안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며 집값이 꺾이지 않고 오르고 있다.


“사업성도 안나오는데”…정비사업 발목 잡는 재초환


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비사업 패러다임을 규제에서 지원 위주로 전환하고 도심 내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부 정책 방향성과 달리 지자체에서는 재건축 부담금 부과 절차에 착수하고 있다. 아직 재초환 제도 폐지를 위한 법안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초환은 재건축 후 조합원이 얻는 이익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정부가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 사업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담금이 부과되는 것이기 때문에 조합원 반발도 크다.


물론 올해 3월 재초환법 개정으로 초과이익 부담금 면제 기준을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올리고 부과 구간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했지만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대상 단지의 부담금 수준은 가구당 평균 1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현장에서는 부담금 산정을 거부하는 주민들과 지자체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청은 반포센트레빌(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에 재건축 부담금 산정을 위한 절차를 개시했지만, 주민들은 필요한 서류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재초환법 개정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야당의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재초환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재초환을 폐지할 필요가 있지만 야당에서 협조할 지는 의문”이라며 “국회에서 폐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차선책으로 향후 양도세를 납부할 때 재초환 부담금을 납부했던 금액 일부라도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무용지물


서울시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두고 시와 주민들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는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을 비롯,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주택은 취득 후 2년간 실거주 해야한다. 전세를 들여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를 방지할 수 있어 투기수요 차단에 따른 집값 안정화 효과가 있지만, 최근 똘똘한 한 채 등 실거주 수요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규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신고가가 발생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 7~8월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96㎡가 90억원,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가 27억원,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가 36억원의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서초구 반포동 등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해 풍선효과의 부작용되 지적되고 있다. 지난 8일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가 60억원에 팔렸다. 지난 7월 같은 면적이 55억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약 한 달 만에 5억원이 오른 셈이다.


이를 두고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하는 방안이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성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지난 11일 “토지거래허가제를 대대적으로 시행했지만 정작 서울시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급등했다”며 “도의 부작용만 남았음에도 서울시는 전혀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 않으며 대안을 마련한들 현 상황에서 서울시가 어떻게 출구 전략을 실행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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