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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기 싫어서’ 김혜영 작가, 로코로 파고드는 공감 [작가 리와인드(139)]


입력 2024.09.18 11:20 수정 2024.09.18 11:2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그녀의 사생활’에서 유발한 ‘덕후’ 공감

‘손해보기 싫어서’로 확장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2019년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로 ‘팬심’을 저격했던 김혜영 작가가 tvN·티빙 드라마 ‘손해보기 싫어서’를 통해 ‘손해 보기 싫은’ 청춘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유쾌함은 유지하되, 현실적인 이야기로 탄탄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로맨스 장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 ‘덕질’하는 큐레이터부터 ‘현실적인’ 직장인까지. 현실에 발 디딘 김혜영 작가


김 작가의 첫 작품인 ‘그녀의 사생활’은 직장에선 완벽한 큐레이터지만 알고보면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박민영 분)가 까칠한 상사 라이언(김재욱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었다.


까칠한 상사와 ‘혐관’(혐오 관계)를 형성하지만, 서로에게 점차 빠져드는 오피스 로코의 정석적인 전개에, 성덕미의 ‘덕심’(덕후의 마음)을 통해 차별화된 전개를 보여주며 익숙한 듯 새로운 로코를 선보였었다.


우선 미술관 큐레이터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좋아하는 스타 앞에선 달라지는 성덕미의 사랑스러운 면모가 ‘그녀의 사생활’의 초반 신선함을 책임졌다. 이후 성덕미가 라이언을 향해 ‘덕질’을 하게 되는 과정이 설레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그려졌고 드라마의 주제와 로코의 매력이 ‘잘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으며 첫 작품을 안정적으로 선보였다.


‘손해보기 싫어서’를 통해선 덕후들의 마음을 넘어, 많은 청춘들의 공감대를 파고드는 중이다.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신민아 분)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 분)의 이야기를 담는 ‘손해보기 싫어서’는 ‘계산적’이지만, 똑부러지는 손해영의 매력적인 활약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가짜 결혼’으로 인연을 맺은 남녀가 ‘진짜’ 감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설렘을 유발하는 것은 여느 로코에서도 본 전개지만, 기혼자에게 쏠린 복지 혜택을 위해 ‘가짜 결혼’을 선택하는 손해영의 남다른 이유는 ‘식상하지’ 않다. 또 다른 이유가 암시되기도 했지만, 손해영의 솔직한 대사가 공감을, 때로는 시원함을 선사하며 젊은 층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tvN·티빙의 합작으로 완성된 이 드라마는 티빙에서는 TV 버전과는 다른 전개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때 한층 과감한 대사로 ‘어른 멜로’의 재미를 구현하기도 한다. 전 남친의 양다리엔 거침없는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호텔이 처음이라는 김지욱에게 “책임감이 든다. 깨달음을 먼저 얻은 자로서 초심자에게 가르침을 줘야 하나”라며 도발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유쾌함과 도발을 능숙하게 오가고 있다.


평범하지 않은 전개로, 로코의 매력을 배가 중인 김 작가가 ‘손해보기 싫어서’ 후반까지 메시지를 잘 유지하며 설렘을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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