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출 상환 유예·장기 분할 가능
햇살론유스 확대 등 청년층 대책도
'신속한 채무조정' 금융주치의 도입
정부가 서민과 자영업자의 금융 애로 해소를 위한 종합 금융지원 패키지를 내놨다. 정책대출의 상환 유예와 장기 분할 상환이 가능해지고, 상환 능력이 있는 차주에게는 자금 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소상공인에게는 올해 말까지 1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 논의를 거쳐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한 서민·자영업자 맞춤형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서민층의 금융 애로와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경쟁력 제고를 통한 근본적인 자생여건을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 지원 내용이 담겼다.
우선 근로자햇살론이나 햇살론15, 햇살론유스 등 정책서민금융 대출 이용자에게 최장 1년의 상환유예 기간을 부여해 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해주기로 했다.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다수인 햇살론뱅크 이용자에게는 최장 10년의 분할상환도 지원한다.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적인 금융지원 방안도 마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위탁보증 상품에 대해서도 상환기간을 최대 5년 추가 부여, 소상공인의 월 원리금 상환 부담이 경감될 예정이다.
청년층을 중점 지원하기 위한 대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저소득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유스는 그간 미취업 청년이나 중소기업 재직 1년 이하의 청년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제 창업 후 1년 이내의 저소득 청년 사업자도 생계비나 물품구매 등 용도로 1회 최대 9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자활근로자, 한부모가족, 조손가족 등 사회적 배려 대상 청년의 햇살론유스 이자 부담이 경감된다. 현재도 사회적 배려 대상 청년에게는 보증료 인하를 지원하고 있지만, 정부 재정으로 은행 이자의 1.6%포인트를 지원해 최종적으로 2%대의 초저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상환 능력이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우대조건의 정책금융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2022년 7월 발표한 자영업자·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지원을 통해 당초 올해 7월까지 41조2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연말까지 11조1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확대한다.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서민금융 규모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연간 약 10조원 규모로 확대돼 왔으며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공급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취약층에 대한 채무조정의 신속화를 도모하고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다양한 위기 상황 발생이 우려되는 서민·자영업자를 선제적으로 선별·발굴해 해당 지역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등을 통해 맞춤형 지원방안을 제공하는 지역별 금융주치의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기초수급자나 중증장애인, 7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선제적 지원이 강화된다. 그간 연체가 30일 이하 단기인 경우에는 금리 인하를 중심으로 지원해 왔으나, 상환능력이 낮은 취약층이 조속히 재기할 수 있도록 최대 15%까지 원금을 감면한다.
연체가 1년 이상 경과한 기초수급자와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는 과감한 지원도 이뤄진다. 채무원금이 500만원 이하의 소액인 경우에는 유예기간 1년 동안 채무부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원금을 100% 감면함으로써 취약층이 장기간 추심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90일 이상 연체해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을 이용 중인 청년이 1년 이상 성실상환 후 채무액을 일시 상환하는 경우 채무 감면 폭을 20%로 확대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청년 멘토링 서비스와 연계해 전문가를 통한 진로 탐색 등도 지원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지원 확대 방안이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서민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을 추진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금융 여건과 경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서민, 자영업자의 금융 및 비금융 애로를 해소하고 경제적 자활을 두텁게 지원할 수 있는 체감형 방안을 지속 발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