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중소형 증권사, PF 칼바람에 IPO 소외까지...실적 양극화 ‘가속’


입력 2024.10.20 07:00 수정 2024.10.20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부동산금융 침체 속 수익성 악화...신용도 하방 압력↓

PF 물량 중·후순위 비중 72% 달해...대형사 2배 이상

상장 주관 실적 0건 잇따라...수익 다각화 어려움 지속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DB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부동산 금융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대형사들과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면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중소형 증권사 신용도에 경고장을 보내면서 중소형사들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 확대 속 중소형사들의 실적 악화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대형 증권사들은 정통 기업금융(IB)과 리테일(소매금융) 등에서 활로를 찾았지만 자본 여력과 수익 창출력 모두 열위에 놓인 중소형사들은 PF 손실을 대체할 만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반기에도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증권사를 포함해 자기자본 1조원 이상 5개사(BNK·iM(구 하이)·IBK·한화·현대차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 중 SK증권(A→A-), 다올투자증권(A)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윤제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중소형사는 한때 전체 수수료 수익 중 45% 내외를 차지했던 부동산 금융이 작년 25% 내외로 위축됐다”면서 “부동산 금융에 의존적인 사업구조를 보유한 곳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충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도 하향 압박은 점차 더 거세질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중소형 증권사들이 인수한 부동산 PF 물량 가운데 위험성이 큰 중·후순위 비중이 72%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의 중·후순위 비중(3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여기에 IPO 시장이 연말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중소형사들은 대형사들과의 주관 경쟁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올해 대어급 IPO가 부재한 상황에서 대형사들이 중소형 딜까지 선점하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진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SK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상상인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0’건이다. 지난해만 해도 유안타증권이 4곳의 IPO를 주관했고 SK증권(2곳)과 현대차증권(1곳)도 주관 실적을 올렸으나 올해는 1건의 IPO도 담당하지 못했다.


유안타증권이 주관을 맡았던 핀테크 기업 원투씨엠은 올해 상장 절차를 자진 철회했고 최근에는 유안타제12호스팩과 식품·조미료 업체인 시아스와의 합병도 취소됐다. SK증권은 장기 재생 기업인 로킷헬스케어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으나 연내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형 증권사들은 앞다퉈 IPO 실적을 쌓으면서 올해 한국투자증권이 11건의 IPO를 주선했고 이어 ▲NH투자증권(9건) ▲KB증권(7곳) ▲미래에셋증권(7건) ▲하나증권(7건) ▲삼성증권(6건)이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예일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현재 수익 기반 위축세가 크다는 점이 주목된다”면서 “중소형들은 중장기적으로 사업 기반 확보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하며 이러한 변화에 대해 신용도 관점에서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