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연봉 "실수령 많지 않다…최선의 노력"
"유통 부문 결단 주문…분리·독립 필요성"
첫 국회 국정감사에 나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셀프연임'과 '고액연봉' 논란으로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의 적자 확대에 따른 재무건전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감에 출석한 강 회장은 "중앙회장으로서 월급값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선교와 박덕흠 의원은 강 회장이 농협중앙회장과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면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장은 농민신문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각각 연봉과 성과급으로 최대 8억1020만원을 수령한다. 내년에는 연봉이 더 상향되고, 퇴임시 퇴임공로금과 퇴직금까지 수령할 경우 4년 간 40억원의 보수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 2005년 7월 농협법 개정으로 농협중앙회장이 비상임 명예직이 되면서 회장에 대한 퇴직금 제도가 폐지됐는데, 이사회 의결로 '퇴임공로금'을 지급하며 사실상 퇴직금을 보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에 비상근직이지만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면서 인사와 사업 전반에 영향력을 미쳐 ‘농민 대통령’으로 불린다.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장으로 농민신문사를 겸직한 역할에 따라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세금을 떼면 그렇게 많지 않다"면서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설치한 '농정협력위원회'도 문제가 됐다. 농협중앙회는 농정협력위원회에서 중앙회장 연임을 위해 농협법 개정 추진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중장기 사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두고 셀프 연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강 회장은 "회장 연임 이런 것도 물론 포함돼 있지만, 그보다 우리 농협이 처한 많은 부분을 주제로 다룬다"며 "아직 그 부분(셀프연임)을 고민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농협의 양대 유통 조직인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농협유통은 지난 2021년만 해도 27억88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22년에 적자 전환해 183억26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287억6800만원까지 커졌다.
농협하나로유통의 순손실은 같은 기간 18억2400만원에서 309억5900만원으로 17배 확대됐다. 양사 합쳐 지난해 6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재정난 심화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나로마트 매장 7곳이 폐점했다.
강 회장은 "본연의 업무를 못 하면 두 회사를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서 여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며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두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분리해 독립화하는게 맞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