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DEX 레버리지’ 거래 비중 46% 차지
삼전·하이닉스 등 신용융자 잔액 급등세
외인 시총 비중 감소…변동성 장세 지속
코스피가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미들이 낙폭 과대에 따른 저점 형성 기대감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빚투(빚내서 투자) 등 레버리지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 손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1~19일)들어 ‘KODEX 레버리지’를 2486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거래대금은 3조8205억원으로 해당 상장지수펀드(ETF)의 총 거래대금(8조3920억원) 중 약 45.63%를 차지했다.
이 종목은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일간변동률을 두 배수로 추종한다. 코스피지수 반등 시 수익률을 내겠다는 계산으로 사실상 지수가 저점에서 올라갈 것이라는 데 배팅한 셈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KODEX 레버리지’를 각각 300억원, 2303억원 순매도 한 것과 대조적이다.
‘곱버스(역방향 2배)’ 상품의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투자주체별로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히 갈린다. 개인은 이달들어 코스피 하락의 2배를 배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572억원 순매도 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9억원, 1237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등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는 ‘빚투’가 몰리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잔액은 1조731억원으로 연초(2616억원) 대비 310.21%(8115억원) 늘었다. 이 기간 신용융자 잔고율은 0.06%에서 0.30%로 5배가 뛰었다.
SK하이닉스의 신용융자 잔액도 3255억원으로 연초(1600억원) 대비 103.44%(1655억원) 늘었고 같은기간 현대차의 신용융자 잔액도 53.42%(878억→1347억원) 불어났다.
빚투가 늘자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다. 반대매매는 신용거래 등으로 주식이나 선물·옵션 등을 매수 후 과도한 하락 등이 발생했을 때 증권사가 고객의 동의 없이 임의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월(1~18일) 일평균 실제반대매매 금액은 79억6100만원으로 전월 평균(77억6855만원)과 비교해 2.48%(1억9245만원) 증가했다.
최근 3거래일(14~18일) 동안에는 일일 반대매매가 연속으로 100억원대를 기록했고 지난 15일(164억8900만원)에는 10월18일(177억2400만원) 이후 한 달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최근 코스피는 연이틀(18~19일) 간 2.28%(2416.86→2471.95) 급등세를 보이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두 거래일 투자주체별 수급 동향을 보면 우상향 지속에 대한 불안감이 관측된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35억원, 1886억원 순매수해 상승세를 견인했으나 외국인은 3609억원 순매도하며 ‘셀 코리아(Sell Korea)’를 이어갔다.
개인 수급이 지수를 떠받들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영향력은 줄고 있어 향후 변동성 확대와 반대매매 증가 등 투자 손실 우려가 제기된다. 코스피 내 외국인 시총 비중은 32.86%로 올해 고점(7월10일·36.11%) 대비 3.25%포인트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환율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미국의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에 따른 고금리·강달러 환경 지속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이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 다시 지정하며 환율 압력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코스피 반등을 강한 매수세에 의한 추세적 반등이라기보다 기존 포지션 청산의 기회로 보고 있다”며 “최근 한 달 간 선물 미결제약정은 지난 13일의 27만6791을 고점으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시장의 신중한 태도가 반영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