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덜고 표현 최소화
지지층 외 시민 유도했지만
1만5000여명으로 참여 줄어
"포장 바꾼다 해서 달라질 것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도심에서 4주째 '제4차 국민행동의 날'을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선 그간 세 차례 집회와 달리 이재명 대표가 발언에 나서지 않고, 발언자를 박 원내대표로 국한했다.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자칫 사법부를 자극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4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이날 발언자는 박찬대 원내대표로 최소화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면 국민이 대통령 해고를 통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은 김건희·윤석열 부부가 아니라 바로 우리 국민이다. 진짜 주인인 우리 국민이 가짜 주인들이 망쳐놓은 것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무식한 건 봐줄 수 있으나, 주가조작·여론조작·공천개입·국정농단 이것들은 도저히 봐줄 수 없는 범죄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 김건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김건희도 평범한 국민들처럼 똑같이 수사받고 처벌받으라' 이것이 우리의 요구이고 국민의 명령"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별다른 발언에 나서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이날 민주당은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옷 금지령을 내리는 등 최대한 정치색을 덜고 시민 참여를 강조했지만, 경찰은 집회 참가자를 1만~1만5000여명으로 추산했다.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 측은 시민행진 참여 인원을 1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별도의 추산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열린 장외집회에서 집회 참석 인원을 30만명이라고 추산했지만, 경찰은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야당 집회에 2만5000명이 모인 것으로 비공식 추산했었다.
민주당은 지난 장외집회가 열렸던 2일과 9일에도 각각 30만명과 20만명이 참가했다고 자체 주장했으나, 경찰은 2일 1만7000명, 9일 1만5000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한 바 있다. '파란 옷 금지령'까지 내려가며 시민 참여를 유도했지만, 여전히 지지층들만의 리그일 뿐 그 이상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셈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집회에서는 국민적 지지 여론이 강한 편인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에 발언이 집중됐으며,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와 관련한 사법부 비난은 일단 없었다.
첫 무대 발언에 나선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윤석열 정부의 '채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외압'을 규탄하며 "채상병 사망 사건 진상을 밝히려 했던 박정훈 대령에 대한 수사외압 사건 결심 공판에서 군 검찰이 항명죄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항명이 아니라 양심이다. 양심에는 죄를 물을 수 없다"며 "채상병 사망 사건 즉시 특검하라"고 촉구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는 무대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고 명태균 의혹도 부정하며, 오히려 언론이 갈등을 부추기고 김건희를 의도적으로 악마화하며 가짜뉴스를 만든다고 말한다"며 "언론 본연의 역할을 못 하게 하려는 '입틀막' 면모를 다시 발견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일련의 집회들이 결국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과 사법부 겁박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시위의 겉포장만 바꾼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법원 겁박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동안 민주당의 사법 시스템 무력화 시도를 수수방관해 온 이재명 대표가 뒤늦게 '사법부를 믿는다'며 나온 것 역시 방탄용 위장술과 다름없다"며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법왜곡죄' '수사기관 무고죄' '표적수사 금지법' 추진을 비롯해 '검찰 탄핵'이라는 방탄 공세부터 멈춰세우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