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기준 대출 잔액 6조8355억원
리볼빙과 같이 DSR 규제 영향 받지 않아
신용점수 700점 미만 시 금리 19% 넘어
"대출 허들 높이는 방안 강구하고 있어"
국내 신용카드사에서 나간 현금서비스 규모가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자율이 연 18%를 넘으며 법정 최고 금리에 근접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고공행진 중인 모습이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제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 등 국내 카드사 9곳의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8355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서비스는 단기카드대출로 신용카드 소지자라면 누구나 별도 서류 제출이나 심사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현금서비스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아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올해 1월 말 6조6729억원이던 현금서비스 잔액은 3월 말 6조4636억원으로 줄었다가 4월부터 증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6월 말에는 6조6216억원을 기록했으며 9월 말에는 6조6669억원, 지난달 말에는 6조835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로 현금서비스 대출 금리 또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말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금리는 18.2%를 기록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일 경우에는 19.1%로 법정최고금리인 20%에 근접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올 초와 비교하면 각각 0.3%포인트씩 상승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 풍선효과로 인해 현금서비스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라며 "2금융권 전반적으로 대출 잔액이 늘고 있어 걱정이 많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고금리임에도 대출이 늘면서 연체도 증가하고 있어 카드사들은 기존 심사 프로세스에 조건을 추가한다던지, 대출 허들을 높이기 위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현금서비스 잔액 급증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권의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현금서비스, 카드론 잔액은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금서비스는 카드론과 비교해 대출 기간이 짧음에도 대출받을 곳이 없다 보니 이용자가 늘고 있다"라며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창출을 위해 카드론 취급을 못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군다나 현금서비스는 DSR 규제에도 제외돼 접근 허들이 낮다"라며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잔액이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