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동안 정권을 잡은 뒤 이명박 정부에 정권을 내줘야 했던 민주당의 영원한 고민거리는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올 전사들의 부재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손학규 전 민
‘정동영’과 ‘손학규’.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동안 정권을 잡은 뒤 이명박 정부에 정권을 내줘야 했던 민주당의 영원한 고민거리는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올 전사들의 부재다. 그런 측면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당내외는 물론 기자들 사이에서 까지 차기 민주세력을 대표하는 대선주로 끊임없는 거론되는 ‘거물’들로 통한다.
이들은 한 때(지난 대선 전 민주당 경선) 때 불법·부정 선거 공방을 벌이며 1, 2위의 치열한 다툼을 했던 경쟁자다. 정 전 장관이 대선후보로 결정되자 손 전 대표는 바로 선대위원장을 맡은 협력자기도 하다. 정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쟁자로, 손 전 대표는 대선패배 이후 당 대표로 나서며 당을 책임져 왔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이들 두 사람은 수도권에서 출마해 둘 다 고배를 마셨고, 이후 여의도 정치판을 떠났다.
오는 4월 재보선이 정치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은 집권여당으로, 민주당은 대안야당으로 국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따라 지도부 교체는 물론 향후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손학규 먼저 접고…’
손 전 대표가 먼저 4월 재보선 출마를 접었다는 얘기들이 측근들을 통해 흘러 나왔다. 손 전 대표의 핵심측근은 “나올 가능성 0%”라며 “단순히 배지 하나에 연연하는 정치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고 전했다. 배지가 아닌 보다 큰 꿈을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손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정세균 대표 출범 이후 부인 이윤영 씨와 함께 전국을 돌며 재충천을 해왔다. 그는 작년 10월부터 춘천의 한 전원주택에서 생활하고 오리, 닭 등을 키우고 있다.
손 전 대표에 관한 무성한 소문들 때문에 그는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이 측근은 “연말에 친분이 있는 의원들이 송년회를 하자고 해도 가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측근들을 만나 ‘세결집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강하게 일축했다.
그는 진보적 가치를 담은 새로운 정치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 재집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오는 8월게 책 출간을 계기로 정치권에 복귀할 것란 얘기들도 들린다.
이와는 별개로 당내에서는 손 전 대표가 수도권 쪽에 출마해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끊임없는 나왔다. 하지만 손 전 지사 측근들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을 여전히 손 전 대표에게 타진했다.
‘고민하는 정동영’
미국 듀크대에서 연수 중인 정 전 장관은 출마를 두고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핵심측근은 “본인의 의사에 달렸다”고 간략히 정리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둘러싸고 나오는 기류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역할론이다. 수도권에 한 석의 의석이라도 아쉬운 당을 위해 수도권에서 그가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 지역구론이다. 정치인은 자신의 지역구를 기반으로 해서 커야 되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전주 덕진으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기회론’이다. 좀 더 기다리면 기회는 얼마든지 온다. 아직은 자중하고 있을 때라는 얘기다.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면서 “단순히 배지나 하면서 의원직 유지하려면 지금 나와도 된다. 하지만 이번에 나오면 큰 정치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도 손 전 지사처럼 기다리는 정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차원에서 정 전 장관이 오는 4월 재보선이 아니라, 오는 10월 경 예상되는 재보선에 나와야 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측근들은 “너무나 많은 얘기들은 자기들의 입맛에 따라 흘러 나오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정 전 장관의 의사에 달려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더불어 정 전 장관의 공천여부를 결정짓는 당의 선택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 = 박정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