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가 엔비디아·AMD·브로드컴·퀄컴 등에게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지분 인수를 위한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TSMC가 미국 내 파운드리 '연합군'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파운드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더욱 경쟁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에게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인텔 파운드리 지분을 인수하자고 제안했다" 보도했다.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 파운드리가 완전히 외국 소유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TSMC가 JV를 통해 인수하려는 지분율은 50% 이하"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TSMC에게 인텔 파운드리 지분 인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투자에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인텔 파운드리에 자금을 대는 한편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텔은 최근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해 188억달러(약 27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주가는 1990년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팻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가 해임되기도 했다.
인텔의 파운드리 경쟁력 재건은 미 행정부에도 큰 관심이다.미국 기업들 중 첨단 반도체 제조 가능성이 있는 업체는 인텔뿐이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TSMC에 지분 투자를 요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 첨단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인텔의 운명을 되살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업게에선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중인 삼성전자의 약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주요 설계사들이 '연합군'을 통해 경쟁한다면 삼성전자는 미래 발주 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7.1%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8.1%에 머무르며, 오히려 3위 중국 업체에 추격을 당하는 상황이다.
다만 거래가 성사돼 실제 '연합군'의 출현까지는 상당한 난제가 산적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TSMC와 인텔 간 거래가 실제 이뤄지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며 "두 기업은 반도체 공장 운영 방식과 장비, 공정과 소재 등 여러 측면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