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이 연기하며 많이 밝아져…두려움도 많이 사라졌다.”
‘조립식 가족’의 따뜻한 메시지를 그리며 배우 정채연 또한 위로를 받았다. 밝고, 당찬 매력의 주원을 연기하며 힘을 얻기도 했다. 무엇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연기하며 미처 몰랐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해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 감사했다.
최근 종영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 로맨스 드라마다.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아픔을 위로하며 가족이 돼 가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여운을 남겼다. 정채연 또한 ‘조립식 가족’의 이 같은 따뜻한 메시지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 대본을 보자마자 “무조건 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자신감을 가지기도 했다.
“열심히 다 같이 찍었는데, 많은 시청자들이 사랑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해외에서도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다.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그런 에너지들이 잘 전달이 된 것 같아서 좋다. 저도 가족들과 함께 시청을 했는데 성별, 세대 불문 다 같이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정채연이 연기한 윤주원은 아빠와 위층 사는 경찰 아저씨 대욱, 대욱의 아들 산하, 어쩌다 아빠가 데려와서 키우는 해준까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들을 아우르는 사랑 많고, 씩씩한 인물이다. 평소 늘 차분한 자신과는 사뭇 달랐지만, 비슷한 점을 찾고 또 배우면서 주원을 매력적으로 완성해 나갔다.
“시청자들은 ‘주원적 사고’라고도 말해주셨는데, 주원에게는 굉장히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다. 저도 그러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생각이 깊어지면 화실이 자신에게로 돌아올 때가 있다. 그럴 땐 심플하게 가는 게 맞을 때가 있다. 주원은 그런 면에서 강한 친구였다. 저도 평소 노력했던 부분이 주원의 장점이었고, 그런 부분은 그의 매력이라고 여기며 배우려고 했다.”
좋은 동료 배우들을 만난 것도 ‘조립식 가족’이 특별해진 이유였다. 오빠 산하, 해준 역의 황인엽, 배현성과는 비슷한 성향을 바탕 삼아 빠르게 친해졌다. 마지막 촬영 날 아쉬움에 함께 눈물을 보일 만큼 애틋해지기도 했다. 극 중 주원, 산하, 해준과 그의 식구들이 진정한 가족이 된 것처럼, 배우들 또한 끈끈한 유대를 가지게 된 것이다.
“아이디어를 내면 황인엽, 배형성은 ‘어 그래’, ‘그럼 이렇게 해볼게’라고 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부분이 있었다. 즐겁게 작업을 했다. 제가 주원 역할에 좀 스며들었던 것 같다. 원래도 맛있는 걸 좋아한다. 쉬는 날 뭐 먹지 기대하는 재미가 큰 사람인데, 오빠들은 찾아서 먹는 타입이 아니더라. 그런데 ‘이거 맛있겠더라’ 하면 ‘가자’라고 해주셨다. 잘 따라주는 편이었다. 더 주원이처럼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도, 또 촬영장에서도 주원처럼 밝은 에너지를 유지하는 사이, 정채연은 자신도 미처 몰랐던 얼굴을 발견했다. 즐겁고, 유쾌하게 촬영하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연기의 재미도 발견했다. 흥미도 느끼고, 또 새 가능성도 열어준 ‘조립식 가족’이 그에게 특별한 작품이 될 수밖에 없었다.
“주원이는 너무 사랑스럽고 해맑은 친구이지 않나. 처음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부딪혀 봐야지’라고 하면서도 걱정은 됐다. 밝은 역할은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역할을 하면서 저도 많이 밝아졌다. 또 그것을 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제 주변 분들은 제가 표정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 드라마를 하며 내가 정말 그렇다는 걸 알았다. 모니터를 하면서 느꼈다. 예전에 카메라 앞에서 안 나오던 표정도 나온 것 같아 감사했다. 다음에도 한 번쯤은 더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코믹도 해보고 싶다. 재밌는 씬이 있으면 제가 욕심을 내더라. 그런 드라마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