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만 KODEX 레버리지 ETF에 ‘뭉칫돈’
‘계엄 후폭풍’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매수세
외인·기관은 인버스 등 지수 하락에 베팅
최근 비상계엄 선포 후 해제 후폭풍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각 투자 주체들이 증시 방항성에 대해 상반된 판단을 내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를 노리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인버스 상품 등으로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거래일(4~5일) 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 ETF는 KODEX 레버리지 ETF로 총 116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외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474억원)·KODEX 200 ETF(289억원)·TIGER 200 ETF(194억원) 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아울러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501억원), KODEX 인버스(-102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27억원) 등은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해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후 4일 새벽 해제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4일과 5일 양일간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반등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에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4일 새벽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을 받아들여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를 선언했다. 계엄 사태가 하룻밤 만에 마무리되면서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탄핵 정국 돌입으로 후폭풍이 거센 만큼 정치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15포인트(0.90%) 하락한 2441.85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인 4일 하락률 1.44%(36.10포인트)을 감안하면 이틀간(4~5일) 2.33%(58.25포인트·2500.10→2441.85) 내려 앉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2.87%(19.86포인트·690.80→670.94) 하락했다.
이렇게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인들이 레버리지 상품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은 지수 반등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레벨은 이익 부진, 트럼프 리스크, 매크로(거시경제) 불안 등 예상가능한 악재들을 상당 부분 반영해 놓은 상태”라며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유발하는 변동성 출현 시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당분간 지수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으로 레버리지 상품을 팔고 인버스 상품을 담고 있는 등 개인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에서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미칠 여파에 대해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신용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하는 등 부정적 시각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외국인은 지난 4~5일 양일간 KODEX 레버리지를 9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아울러 TIGER 코스닥150과 KODEX 코스닥150도 각각 35억원, 26억원 순매도했다.
기관 또한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각각 1175억원, 460억원을 순매도하는 동시에 KODEX200 선물인버스2X는 58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가 이미 역사적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는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당국에서 증시 안정 및 채권안정펀드를 가동,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결정을 언급하며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실효성 여부를 정부 및 금융기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며 “이번 조정은 기업 이익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이 아닌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추가 낙폭 가능성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