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운영하는 음란물 사이트 홍보하기 위해 미성년자 시켜 경복궁에 래커칠"
"상징적 문화재 더럽혀 사회에 충격 야기해…모방한 범죄가 다음날 발생하기도"
"완전한 복구 불가하고 피고인 1억 3000만원 보상도 안 해…비난가능성 높아"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경복궁 담장 낙서를 사주한 30대씨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이날 문화재 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2억1000만여 원의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강씨에게 10만원을 받고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벼락에 페인트로 불법 공유 사이트 이름을 낙서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고등학생 임모(17)군에게는 장기 2년, 단기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임군의 범행 현장에 동행하고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이를 언론사에 제보한 김모(16) 양과 강씨의 불법 음란물 사이트 운영을 도운 혐의를 받는 조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씨에 대해 "자신이 운영하는 음란물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미성년자를 시켜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장에 음란물 주소를 기재하는 방법으로 래커칠을 했다"며 "경복궁이라는 상징적 문화재를 더럽혀서 사회적 충격을 야기했고, 피고인의 범행을 모방한 범죄가 다음날 발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복구에 상당한 예상과 인원을 들였지만 완전한 복구는 불가하고, 피고인은 1억3000만원이 넘는 복구 비용을 보상하지도 않았다"며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의 이용자들을 통해 범죄수익을 올리기 위한 범죄란 점에서 동기나 행태에 있어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다.
임군에 대해서는 "나이는 어리지만 문화재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장에 래커칠을 하는 등 매우 충격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운영하던 불법 사이트를 홍보해 이용자를 늘려 배너 광고 단가를 높이기 위해 범행을 계획하고, 지난해 12월 텔레그램에서 만난 임군 등에게 범행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며 2억5천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려 저작권법·청소년성보호법·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도 받는다.
그는 경복궁 낙서 사건 5개월 만인 지난 5월 체포됐으나 서울경찰청에서 조사받다 쉬는 시간을 틈타 도주했고 약 2시간 만에 검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