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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문턱' 낮아진다지만…예대 마진 논란 '여전'


입력 2024.12.18 06:00 수정 2024.12.18 06:00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새해 실행부터 '허들' 낮추지만

앞서 이자율 줄곧 높여 온 탓에

이자 장사 비판 피하지 못할 듯

서울 시내에 은행 자동화기기들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은행들이 새해부터 실행되는 가계대출에 한해 문턱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앞서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대출 이자율은 줄곧 올린 반면, 예금 금리는 시장 흐름에 맞춰 내려 온 탓에 예대 마진은 여전히 큰 상태다.


대출 허들을 낮추는 은행권의 행보가 이자 장사 논란으로 인해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7일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8월 중단했던 주담대 모기지보험 취급도 넉 달여 만에 재개하고,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도 다시 받는다. 전세대출은 유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을 다시 취급하고, 신용대출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던 한도를 없애고 비대면으로도 취급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부터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3일부터 비대면 가계대출 판매를 다시 시작한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달 15일부터 주담대 가운데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다시 늘렸다.


이렇게 주요 시중은행들이 조였던 가계대출을 다시 푸는 건 내년에 대출 총량이 리셋되기 때문이다. 대출 총량 관리는 연간 단위로 하다 보니 총량이 다시 설정되는 내년부터 대출이 다시 풀리는 거다.


문제는 이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은행연합회 예대금리차 공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 10월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는 1.04%포인트(p)로 전달 대비 0.3%p 커졌다. 지난 6월 평균 예대금리차는 0.52%p였고, 7월에는 0.42%로 소폭 줄었다가 8월 0.57%p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들어 격차가 급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은 예금금리는 하향 조정해왔다. 실제로 농협은행은 비대면 전용 수신상품인 ‘NH올원e예금’ 금리를 지난 2일과 6일 두차례에 걸처 총 0.18%p 인하했고, 우리은행도 지난 17일 정기예금 13종과 정기적금 14종의 금리를 0.2~0.4%p 낮췄다. 동시에 대출금리는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상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새해를 맞아 가계대출 문턱을 낮춰도 예대금리차가 큰 상황에선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효용이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이 이자 장사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섣불리 대출금리를 하향 조절하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예금금리가 떨어지다보니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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