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누적 순익 전년比 25%↓…양극화 지속
부동산금융 의존적 수익 구조 탈피 ‘관건’
대대적 칼바람…구조조정·지점 통폐합 확대
중소형 증권사들이 구조조정과 지점 통폐합 등에 나서며 재도약 발판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내년에도 대형사들 대비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직 슬림화를 통한 사업 효율성 극대화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2조원 미만 12월 결산법인 중소형 증권사 13곳(교보·현대차·유안타·LS·iM·SK·한양·유진투자·IBK투자·한화투자·다올투자·BNK투자증권·DB금융투자)의 올해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순이익 총합은 3092억원으로 전년 동기(4105억원) 대비 24.7%(1013억원) 감소했다.
특히 사업구조에서 기업금융(IB)부문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iM증권(298억→-1160억원)과 SK증권(225억→-525억) 등은 적자 전환했고 다올투자증권(-124억→-171억원)은 적자 규모를 키웠다. 현대차증권(530억→358억원)과 IBK투자증권(587억→384억원)의 손익도 대폭 줄었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으로 수수료수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창출력이 저하됐고 고위험 PF 부동산 금융 관련 대손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2분기 중 금융감독원의 부동산PF 사업성평가 기준 강화 적용으로 인해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며 대손준비금 적립 확대 부담 등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은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이며 유의 또는 부실우려 사업장은 구조조정 대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당국의 PF대출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 이하 위험노출액(익스포져)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은 대형사가 30%인 반면 중소형사는 47%라며 중소형사의 중후순위 비중이 대형사 대비 2배이상 높아 충당금 적립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부동산금융에 의존적이었던 중소형사의 수익창출력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고 증권사 규모별 실적 차별화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체질개선과 사업 다각화를 통한 IB 의존적 수익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재도약을 위한 관건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중소형 증권사들은 IB부문 인력을 줄이고 지점을 통폐합 하는 등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군살빼기에 돌입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총 3만8854명으로 작년 말 대비 204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지점 수는 816개에서 778개로 38곳이 통폐합됐다.
특히 IB부문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의 인력 감소가 눈에 띈다. iM증권은 올 들어 임직원 수가 86명(861→775명)이나 줄었고 SK증권도 38명(900→862명) 감소했다. 이외 교보증권(985→977명), 현대차증권(892→876명), 다올투자증권(375→360명) 등에서도 인력 유출이 나타났다.
중소형사들은 연말을 맞아 구조 슬림화를 확대하고 있다. iM증권은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점을 기존 21개에서 11개로 통폐합했고 신청자 53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현대차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IB1·2·3본부를 IB본부로 통합해 조직 효율화를 시도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PF 불황과 비(非) 부동산 딜 발굴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리겠단 복안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연내 지점 수를 40곳에서 36곳으로 줄일 예정이며 SK증권은 내년 1월1일자로 기존 25개의 영업점을 20개로 통폐합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교보증권은 구조조정과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노조 반발에 부딪혀 검토에 머무른 상태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자본여력이 열위하고 부동산금융 의존적이었던 중소형사와 2020~2022년 중 등급이 상향조정된 대형사 중 당시 수준의 수익창출력을 시현하지 못하고 있는 증권사의 경우 향후 회복수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