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 충격파에 1450원을 돌파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연준 통화정책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7.5원 오른 1453.0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환율이 1450원선을 웃돈 것은 지난 2009년 3월 16일 장중 최고 1488.0원을 기록한 뒤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50원대를 위협하며 공방을 펼치다 1451.9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450원을 넘은 건 2009년 3월 11일에 1471.0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원·달려 환율이 급등한건 간반 미국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기로 한 영향이다.
시장에선 연준의 금리 인하가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당분간 강달러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준은 시장 전망에 부합한 금리인하를 결정했으나 점도표를 상향 조정하며 내년에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전망치를 축소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높였고, 미 국채금리는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연중 고점을 달성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고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에는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정치 상황과 결합하면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공단도 해외 자산을 사기 위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구하지 않고 한은에서 직접 구해오는 '외환 스와프' 한도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렸다. 연기금과 기업들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구하는 수요를 눌러,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잡기 위한 긴급 조치의 일환이다.
이런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환율이 1430원으로 유지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5%p 정도 오를 것"이라며 "변동성이 커질 때 단호하게 완화할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