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포효! 캐나다 아이스하키팀, 트럼프 대통령 조롱에 '골든골'로 응수

캐나다 아이스하키 대표팀. ⓒ AP=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관세 폭탄 위협을 받은 데 이어 ‘51번째 주’라고 조롱당했던 캐나다가 빙판에서 미국을 물리치고 포효했다.

캐나다는 21일(한국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펼쳐진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주최 ‘4국 페이스오프’ 결승에서 연장 골든골을 앞세워 미국을 3-2로 꺾고 정상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는 NHL 올스타전을 대체하는 아이스하키 국가 대항전. 미국·캐나다·핀란드·스웨덴 국적 NHL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경기 전부터 관심은 미국 관중이 캐나다 국가가 연주될 때 야유를 보내느냐에 쏠렸다.

지난 1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펼쳐진 두 팀 예선(미국 승)에서 캐나다 관중들은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야유를 퍼부었고, 경기 시작 9초 만에 세 차례나 선수들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최근 양국 외교 분쟁이 첨예한 상황에서 발생한 충돌이라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로 여길 듯한 발언까지 뱉으면서 캐나다 내 반미·반트럼프 감정은 극에 달했다.

이날 경기장에 참석하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를 앞두고 미국 대표팀에 “꼭 이겨라”라고 당부해 기름을 부었다.

일촉즉발 분위기 속에 결승 행사가 시작됐다. 캐나다 국가에 맞춰 캐나다 가수 샹탈 크레비아주크가 첫 구절을 살짝 바꿔 트럼프에 대한 항의를 표시하긴 했지만, 미국 팬들의 야유는 우려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않았다.

캐나다에서 치렀던 예선 때보다는 선수들의 몸싸움은 덜했지만, 경기 내용은 혈투 그 자체였다. 몸을 날려가며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기를 치렀다.

혈투 속에 승부(2-2)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캐나다 스타 맥데이비드는 연장 8분 만에 골문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골든골을 터뜨렸다. 캐나다 선수들은 모두 얼음 위로 달려 나와 환호했고, 경기 뒤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캐나다 애국가를 크게 불렀다.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승리 직후 SNS를 통해 “우리나라를 빼앗을 수 없고, 우리의 경기도 빼앗을 수 없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