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역성장 속 혁신 통해 성장 동력 마련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 96%↑
모바일·TV연계 ‘원플랫폼’, 중기 성장 트랙으로 안착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지로 CJ온스타일을 선택한 가운데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CJ온스타일은 그룹 계열사 중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에 비해 매출 비중이 적고 전반적인 홈쇼핑 시장 악화로 성장세 또한 올리브영 등 다른 계열사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업황 악화에도 그간 이 회장이 강조했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계열사들의 모범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CJ ENM 커머스부문(이하 CJ온스타일) 본사를 찾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CJ온스타일이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MLC)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시장 변화를 주도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독보적 경쟁력으로 시장 선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중심의 신사업모델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국내 MLC 시장에서 확실한 1등을 이뤄낼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 사업장으로 CJ온스타일을 방문한 것은 역성장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 모바일 쇼핑 경험을 강화하는 등 미래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 온 CJ온스타일의 성과를 격려하고 신성장동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업계는 지상파 TV의 시청률 감소로 꾸준히 시장이 축소되는 반면 송출수수료는 매년 인상되면서 만성적인 수익성 악화 현상을 겪고 있다.
2023년의 경우 국내 홈쇼핑 7개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32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줄었고,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4개 중 11개 사업자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CJ온스타일은 모바일·TV·e커머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원플랫폼’ 전략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CJ온스타일의 MLC 거래액은 전년 대비 96% 상승했다. 매출 성장과 더불어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2023년 240개였던 신규 브랜드 수는 작년 800여개까지 확대됐는데 이중 93%가 중소‧중견 기업이다.
CJ온스타일은 시장에서 뜨고 있는 신진 브랜드를 모바일로 발빠르게 소싱해 가능성을 입증한 뒤 TV로 매출 규모와 인지도를 확장하는 ‘모바일 to TV’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타깃 고객과 구매 패턴이 다른 채널별 맞춤 솔루션을 통해 트렌드 변화가 빠른 뷰티, 패션, 리빙 상품군의 신규 브랜드 라인업이 특히 강화됐다.
작년 원플랫폼 캠페인을 전개한 브이티 코스메틱은 입점 8개월 만에 CJ온스타일에서만 54억 원의 취급고를 올렸고, 브랜드 론칭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톰 프로그램’은 입점 4개월 만에 취급고 3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모바일과 TV 영상 콘텐츠 IP를 50개까지 늘리는 등 영상 콘텐츠 IP 유니버스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존 인기 IP를 유튜브, 틱톡 등 외부 채널로 확장해 본격적인 MLC 육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IP 유니버스는 TV 간판 프로그램이 자사 모바일 앱 또는 외부 채널로 스핀오프(spin-off)하거나, 모바일 인기 프로그램이 팬덤을 확보하고 TV로 역진출하는 식의 확장을 뜻한다.
현재 CJ온스타일은 40여개의 업계 최다 영상 콘텐츠 IP(이하 프로그램)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과 TV를 통틀어 월 평균 1000회가 넘는 라이브 방송을 했으며, 구매 고객수만 650만명에 이른다.
CJ온스타일이 영상 콘텐츠 IP 유니버스 확장을 선언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제작 경쟁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현재 모바일과 TV에서 130명이 넘는 콘텐츠 기획 PD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 직군까지 포함하면 콘텐츠 제작 인력만 300명이 넘는다. 이는 국내 영상 커머스 업계 최대 규모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올해 3.0으로 진화하는 원플랫폼 전략의 핵심은 상품 만이 아닌 영상 콘텐츠 IP까지 외부 동영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커머스 혁신”이라며 “30년간 쌓아 올린 압도적 영상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서 통하는 K라방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