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관리비 20조6676억원, 3년새 3조원↑
광고 마케팅 과열경쟁에 스타마케팅 비용 증가
주요 시중은행들의 톱스타 광고모델 발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이를 포함해 사용한 일반관리비 예산이 2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점 통폐합, 희망퇴직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 마케팅에 쏟는 비용이 다소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연간 일반관리비는 20조6676억원으로 1년 새 5949억원(2.7%)이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일반관리비는 지난 2021년 17조5817조억원 수준이었지만 2022년 19조원을 돌파하며 4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일반관리비에는 종업원관리비용, 감가상각비, 광고선전비 등이 포함된다. 이중 은행 광고 모델비용은 광고선전비에 해당되는데 일반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은행 일반관리비가 급증한 이유로는 광고선전비 항목 지출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공시를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광고선전비가 1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9.2%가 늘었다. 하나은행은 광고선전비가 포함된 물건비가 1조1242억원으로 같은 기간 2.3% 확대됐다. 국민과 우리, 농협은행은 광고선전비가 포함된 항목을 별도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각 금융사별 이미지와 세대별로 적합한 톱스타를 기용하다보니 관련 비용도 점점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는 저금리 기조에 이자마진 감소가 불가피하고, 대출 규제로 영업까지 제한 받기 때문에 홍보모델 활용 결과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일부 은행은 이미 광고 모델 효과를 톡톡히 경험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2월 가수 임영웅을 새 광고모델로 선정한 후 이른바 '0616 열풍을 겪었다. 임영웅의 팬들이 그의 생일인 6월 16일에 맞춰 팬들의 월 6160원, 6만1600원 적금을 줄줄이 가입한 것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11월 배우 변우석과 광고모델을 계약하고 효과를 봤다. 'NH든든밥심예금'을 선보이면서 가입 상품으로 변우석의 사인 포스터를 증정했는데, 출시 후 30일 동안 무려 5만4404계좌를 판매하며 이목을 끌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도 만만치 않은 일반관리비 지출이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올해 1월 초 그룹 '빅뱅' 출신의 가수 지드래곤(GD)를 새 광고모델로 선정했고, 신한은행도 이에 질세라 '얼굴천재'로 불리는 배우 차은우를 영입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추가 모델로 발탁했다. 이들은 방송 연예계에서 톱 중의 톱급 스타로 평가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이 이자장사 논란에도 광고 마케팅 비용을 과다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5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8조8742억원의 사상최대 순이익을 거뒀고, 50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벌여들었다. 5대 은행 이자이익만 총 41조3878억원을 차지했다. 반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