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과방위, 19일 네이버 본사 찾아 AI 정책 지원 약속했지만...
현장 방문한 11명 의원 중 10명 민주당 소속…여당 의원 '전무'
여당 과방위원, 같은 시간 국회 소통관에서 '故 오요안나' 간담회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AI(인공지능) 분야 재정지원 확대 등 실질적인 진흥책 마련을 요청했다.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병역 특례 등 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과 정책적 노력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19일 과방위 소속 의원들이 네이버 1784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과방위원들은 이날 AI G3(글로벌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여야 합의 성명서도 발표했다.
산업 패러다임이 AI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시기에 여야가 합심해 국내 대표 IT(정보기술) 기업을 찾아가 현황을 살피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적 지원을 약속하다니. 참으로 흐뭇한 일이다.
그런데, 인원 구성이 이상하다. 최민희, 김현, 김우영, 박민규, 이정헌, 이훈기, 이해민, 정동영, 조인철, 한민수, 황정아. 총 20명의 과방위원 중 11명이 이날 네이버를 방문했는데,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을 제외하고는 전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노종면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 전원이 현장에 총 집결했다.
아, 국민의힘 의원도 한 명 등장하긴 했다. 최형두 의원이 온라인으로 참석해 최수연 대표의 호소도 듣고 인사말도 했다. 그렇게 간신히 ‘여야’의 구색을 맞췄다. 물론 함께 찍은 기념사진에는 없다.
과방위에는 7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모두 어디에 있었을까. 야당 의원들로 구성된 과방위원들이 네이버 본사를 방문할 시간에 국회 소통관에서는 ‘방송문화진흥회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장겸 의원을 비롯한 일부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이 여기 참석했다.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사망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도유망한 젊은이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일,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국가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AI 육성과 관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지원을 약속하는 행사에 단 한 명의 의원도 직접 참석할 수 없을 정도로 ‘올인’해야 할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요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노릇’을 하고 다닌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탄핵 정국을 기회 삼아 조기 대선을 노리는 이 대표가 이미 대통령에 당선되기라도 한 듯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정책적 지원을 약속하고 다닌다는 소리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표 IT기업 수장인 최수연 대표가 AI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호소한 곳이 ‘과방위’인줄 알았더니 ‘민주당’이었다. 정책적 노력을 약속한 곳도 명목상으로는 여야를 포괄하는 ‘과방위’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민주당’이었다.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곳은 민주당이라는 착시현상을 일으키게 할 만한 대목이다.
과방위는 네이버에 그치지 않고 SK와 LG, 카카오 등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도 ‘과방위’가 아닌 ‘민주당’과 AI 산업의 미래를 논할 것인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