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 막바지 담금질
개발만 6년 이상…슈팅·RPG 요소로 차별화
정우진 대표, 3년간 신년사서 '모태는 게임' 강조
웹보드 위주 게임 사업 탈피 위한 선봉장 역할도
정우진 NHN 대표가 좀비 생존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를 필두로 게임명가 재건에 나선다. 지난 몇 년간 NHN의 모태는 게임 사업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거두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작품의 성패에 이목이 쏠린다. 나아가 웹보드와 캐주얼에 치중돼 있는 게임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6일 회사에 따르면 NHN은 전날 다키스트 데이즈의 글로벌 테스트를 시작했다. 1분기 OBT(오픈베타테스트) 전 시장 반응을 최종 점검하는 자리로, 내달 4일까지 진행한다. PC 버전은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통해, 모바일 버전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제공한다.
NHN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초반부 스토리 모드와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멀티 모드 3종(협동 디펜스 모드·협동 레이드·분쟁지역)을 선보인다. 지난해 두 차례 진행한 CBT(비공개베타테스트)에서 선보인 콘텐츠들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조작 편의성이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성, 콘텐츠 밀도 등이 보강됐다.
구체적으로 반복 퀘스트는 줄이고 액션형 퀘스트를 늘렸으며, 이용자와 주민의 성장 밸런스를 조정했다. 설계된 퀘스트의 난이도도 일정 수준 완화했으며 이용자 몰입도 개선을 위해 NPC(논 플레이어 캐릭터)의 생활 행동도 추가했다.
테스트 첫날인 25일 오후 3시 기준 다키스트 데이즈 PC버전의 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368명이다. 모바일 접속자 수는 테스트를 마친 후 공개할 예정이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2019년 개발을 시작한 게임으로, 좀비로 인해 황폐해진 '샌드트릭'에서 이용자가 여러 커뮤니티 생존자를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보통의 좀비 생존 게임과 비슷한 세계관을 차용하고 있지만, 다양한 총기 지원을 통한 슈팅의 재미와 여러 플레이어와 상호작용을 통한 RPG(역할수행게임)의 재미로 차별화를 꾀한다.
NHN은 당초 지난해 다키스트 데이즈를 출시할 예정이었다. 모바일로 먼저 선보인 후 PC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었는데, 작년 여름 진행한 2차 CBT에서 동시 출시를 요구하는 의견과 함께 UI·UX 개선 피드백이 다수 이어지자 완성도 극대화를 이유로 출시 일정을 미뤘다. 지난 2019년 프로젝트 착수 후 약 6년간 개발을 진행한 셈이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오랜 개발 기간과 투입 자금 측면에서뿐 아니라 NHN이 간만에 선보이는 대형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그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정 대표는 지난 2023년부터 3년 연속으로 신년사를 통해 모태인 게임 사업을 중심 축으로 삼고 매출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포부와 달리 그간 캐주얼 장르 게임 외에 이렇다 할 굵직한 게임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3년간 게임 매출 성장률 역시 2~3%에 그쳤다.
지난해부터는 게임 사업 흥행으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관련 성과의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진행된 2024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신규 게임은 최소 25% 정도 매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사업목표를 정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신작이 웹보드에 치중된 NHN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NHN은 한게임을 중심으로 독보적인 웹보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웹보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면치 못해 왔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게임 웹보드 위주인 PC온라인 게임 매출은 444억원으로, 전체 게임부문 매출(1190억원)의 37.3%를 차지했다.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과 페이코 결제 이탈로 주력인 페이 부문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게임 사업 성과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NHN의 게임 섹터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기존 게임 라인업의 매출 하락 리스크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신작이 조금만 흥행해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