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걸어 나오면서 밝은 표정으로 손 흔들며 인사
관저 앞 잠시 하차해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화답
尹 "불법 바로잡아준 재판부 용기와 결단에 감사"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돌아왔다.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영장이 집행된 지 52일 만에 석방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48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경내에서 대통령경호처 차량을 타고 정문 쪽으로 이동한 뒤, 구치소 정문을 걸어서 빠져나왔다.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주먹을 불끈 쥐면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상기된 표정의 윤 대통령은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주현 민정수석 등의 모습도 보였다. 정 실장은 전날(7일)부터 이틀 연속 서울구치소 앞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을 기다렸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박대출·유상범·이철규·정점식·조배숙 의원 등도 함께 했다.
약 3분간 지지자들에게 인사한 윤 대통령은 이후 경호차량에 올라 오후 6시 15분께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잠시 경호차에서 내려 약 5분간 지지자들과 악수한 후 다시 차에 올라 관저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불법을 바로잡아준 중앙지법 재판부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이 이날 석방지휘한 직후 변호인단을 통해 "그동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의 구속에 항의하며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며 "(또)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건강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이다. 뜻을 충분히 알리신 만큼, 이제 멈춰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저의 구속과 관련하여 수감되어있는 분들도 있다. 조속히 석방이 되기를 기도한다"며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따라 공직자로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다가 고초를 겪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조속한 석방과 건강을 기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석방된 첫날엔 특별한 계획 없이 관저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전날(7일)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지만, 대검찰청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즉시항고 여부를 놓고 의견차를 보이면서, 윤 대통령의 석방은 8일 오후 이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