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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이지만 초연의 마음으로”…다시, 더 강력하게 돌아온 연극 ‘랑데부’ [D:현장]


입력 2025.04.01 12:18 수정 2025.04.01 12:1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연극 ‘랑데부’가 새로운 캐스트들로 돌아온다.


김정한 연출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연극 ‘랑데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작품을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상대를 어떻게 품고, 사랑할 수 있는지를 향해 가는 과정 속에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로맨틱 코미디에서 하지 않아야 할 것들을 많이 도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공연은 로켓 개발에 매진하는 과학자와 춤을 통해 자유를 찾는 짜장면집 딸의 특별한 만남을 그린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중력이라는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며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블랙박스형 극장인 자유소극장의 가변적 특성을 극대화한 무대구성을 선보인다. 패션쇼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을 배치하는 파격적인 구성으로, 극장의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다. 특히 무대에 설치되는 트레드밀은 두 인물의 심리적 거리감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하는 독특한 장치로 활용되고, 무대 위 단 두 명의 배우는 퇴장 없이 100분간 극을 이끌어간다.


김 연출은 ”누군가는 실험극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건 실험이 아니라 진심이다. 다만 다른 사람이 해보지 않은 것을 조금 해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연극의 주요 관람 포인트는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백에 있다. 두 인물이 가까워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복잡한 내면의 감정을 방백으로 표현한다. 두 인물이 서로 닿을 듯 말 듯 자신의 감정을 숨기면서도 드러내며 춤추는 장면이 인상적인데, 이는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물체들이 조심스럽게 도킹하는 것을 떠오르게 한다.


김 연출은 ”독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작품을 쓰면서 지금 이 순간에 어디를 조명할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장면마다 과감하게 어떠한 설명 없이 그 사람 마음속에 훅 들어가는 장면이 많이 있다. 통상적 로맨틱 코미디에서 하지 않는 것들을 사용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마음을 향하는 디렉션을 (방백으로)표현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태섭 역은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성웅과 함께 최민호, 박건형이 이름을 올렸고, 지희 역은 이수경과 김하리, 범도하가 맡는다.


김 연출은 “말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의 대본을 가지고 어떤 배우가 해석하고, 말하느냐에 따라 그 장면과 말들이 다른 의미를 담는다고 생각한다”면서 “각자 나이대에 도드라지는 것들이 있고,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어떤 세대에든 관통하는 모티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것이 배우들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고, 경험되어지는지 봐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캐스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함께 하게 된 박성웅은 “작년에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첫사랑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행복감이 정말 크다. 저 외에 나머지 배우들이 이제 그걸 느낄 차례인 것 같다”면서 “특히 저와 최민호와 박건형이 연기하는 태섭이 모두 다르다. 완전히 다른 작품인 것 같다고 느꼈다. 뿐만 아니라 이수경과 호흡을 맞추는데 초연과 달리 또 다른 지희와 사랑에 빠진 느낌이다. 재연이지만 초연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앞서 ‘신세계’를 뛰어넘을 자신의 대표작이 ‘랑데부’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작년에 인터뷰할 때도 12년 전 영환데 그걸 넘는 작품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랑데부’를 받고 부드럽고 달달한 걸 느꼈다”면서 작품을 하고 끝나는 순간마다 오열했다. 그냥 눈물이 터졌던 것 같다. 우리의 최대 약점은 초연이었다. 그래서 초연을 내려놓고 있다. 여전히 신세계를 뛰어넘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민호는 앞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이어 두 번째 연극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밥을 배달시켜놓고 대본을 처음 읽게 됐는데, 대본에 빠져서 음식을 까맣게 잊었을 정도”라며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연극이라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대본을 읽었을 때 마법처럼 저에게 왔다는 느낌이 들었고, 캐릭터와 무대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아직 긴장도 되고, 두려움도 있지만 저만의 태섭을 만드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연습하고 있다”고 극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간 브라운관에서 주로 활동하던 이수경은 “상견례 전날 박성웅 선배가 대본을 주면서 같이 하자고 제안해주셨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고 상견례에 갔다가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브라운관에서 활동하면서 놓쳤던 부분을 더 디테일하게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다. 제안해주신 박성웅 선배님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랑데부’는 4월5일부터 5월1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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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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