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5년 4월 경제동향 발표
4월 관세 본격화···하방 압력 확대
건설투자·소비 부진 장기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관세인상으로 인한 통상 여건 악화로 수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영향이다.
당장 이달부터 본격적인 관세인상이 시작되는 가운데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KDI는 7일 발표한 ‘2025년 4월 경제동향’을 통해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경제 성장세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올초부터 경기 하방 위험을 강조해왔으나 미국 상호관세를 앞둔 이달 들어서는 경기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그간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으로 봤으나 지난 몇 달간의 지표를 봤을 때 점차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어 경기 악화가 어느 정도 실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1.5일)로 1.2% 증가했으나 생산 증가세 둔화 흐름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생산(7.0%)은 반도체(11.6%)가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전월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자동차(14.6%)와 전기장비(3.9%) 등이 개선되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면 건설투자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2월 건설기성(-21.0%)은 전월에 이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또 건축부문(-23.9%) 역시 극심한 부진이 이어졌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 대외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위축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조정됐지만 국제 통상 여건이 불안정해지면서 여타 품목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 심리가 위축됐으며 내수기업 심리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4월 미국 관세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업심리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내다봤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인한 소비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에 기인해 승용차가 반등했으나 전체 소매판매는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상품소비의 부진을 나타냈다.
올해 1월 설 명절 이동의 영향으로 2월 내구재(13.7%)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준내구재(-6.8%)와 비내구재(-7.5%)는 대폭 감소했다.
설 명절 이동의 영향이 배제된 1~2월 평균 기준으로 보더라도 내구재(2.0%)가 승용차(10.4%)를 중심으로 반등했으나 준내구재(-4.0%)와 비내구재(-1.4%)의 부진에 따라 소매판매(-1.1%)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음식점업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미약한 흐름을 보였다. 1~2월 평균 기준으로 숙박·음식점업(-3.7%),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5.6%), 교육서비스업(-1.8%) 등 소비와 밀접한 주요 서비스업의 생산이 감소했다.
수출은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이 점차 조정되며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인상으로 수출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