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편성 미룬 끝에…오는 12일 첫 방송
지난해부터 편성을 미루던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의’)이 오는 12일로 첫 방송일을 확정했다.
tvN 주말드라마가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슬전의’는 의료계 파업으로 인해 생겨난 대중들의 반감과도 싸워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어,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2까지 방영되며 사랑을 받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로 큰 기대를 받던 ‘슬전생’의 분위기가 뒤집히기 시작한 것은 의료계 파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지난해 2월 의대생 정원을 2000명 증원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이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파업 및 사직에 나선 것.
이후 ‘슬전의’의 예고편이 공개되자 “현실에선 볼 수 없는 전공의”라며 “의사들을 더 이상 미화하지 말라”는 대중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슬전의’는 지난해 편성을 포기해야 했다.
‘집단 휴학’으로 반발했던 의대생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이며 집단 파업이 변곡점을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미복귀 전공의 일부는 입대했으며, 개원가 등에 일반의로 취업한 전공의들도 있어 다시 수련 병원으로 복귀하는 전공의들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그 배경과는 별개로, 파업, 사직으로 환자들 곁을 떠난 전공의들을 향한 대중들의 반감은 해소되지 못해 ‘슬전의’가 돌아오는 것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그 사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가 중증외상팀의 활약을 유쾌하고, 스펙터클하게 다루며 큰 사랑을 받는가 하면, 디즈니플러스 ‘하이퍼나이프’가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호평을 받고 있어 ‘의학 드라마’의 부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진다.
다만 ‘중증외상센터’는 현실에서 발이 살짝 떨어진 작품이라 가능한 흥행이었다. 천재 의사 백강혁이 한국대학병원의 중증외상팀을 심폐소생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리고, 전장까지 누비며 마치 활약하는 백강혁을 마치 히어로처럼 그리는 등 다소 ‘판타지’ 같은 전개로 쾌감을 선사했었다. 의사가 아닌, 중증외상팀을 소재로, 환자보다 돈이 우선인 일부 병원과 의사를 향한 비판도 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었다.
‘하이퍼나이프’는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의학 드라마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 사이코패스 의사 세옥(박은빈 분)과 그의 스승 덕희(설경구 분)의 관계에 방점을 찍고, 현실과는 거리 먼 독특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것. ‘슬전의’가 희망을 가지기엔 앞선 두 작품은 플랫폼도, 또 전개도 여느 의학드라마와는 확연히 달랐었다.
tvN 주말극의 부진이 더욱 길어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 어린 시선도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정년이’가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500억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와 요즘 대세 장르인 로코로 도전장을 내민 ‘감자연구소’가 모두 부진하며 현재 tvN 주말극에 빨간불이 켜졌다. 두 작품 모두 1~~2%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한 채 종영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슬전의’가 출격하게 됐지만, 대중들의 공감 없이 반전을 쓸 수 있을까. tvN 주말극을 향한 낮은 기대와 대중들의 반감과도 함께 싸워야 하는 ‘슬전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