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관세전쟁’ 중인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예상을 뒤엎고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4월 상호관세 부과에 앞서 주요국들이 중국산 제품을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14일 중국의 지난달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증가한 3139억 1000만 달러(약 445조 6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6%를 크게 웃돈다. 반면 수입액은 2112억 7000만 달러로 4.3% 감소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1분기 전체로 보면 대미 무역흑자는 766억 달러에 달했다
뤼다량 해관총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의 수출은 현재 복잡하고 엄중한 외부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하늘이 무너지지는 않는다”며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시장 다변화를 구축하고 각국의 산업과 공급망 협력을 심화해 서로의 발전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회복력도 강화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3월 깜짝 수출 증가는 4월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주요국 수출입 업체들이 ‘관세전쟁’이 더 격화되기 전 선적을 서두르고 물량을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다. 3월 미국으로의 수출이 9%가량 늘어난 반면 전달인 2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감소세였다.
데이비드 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3월 무역 데이터는 아직 무역전쟁의 영향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미국 구매자들은 이달 관세가 인상되기 전 물품 선적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 여파로 수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수출 급증은 일시적 현상으로 트럼프발 관세폭탄 영향이 반영되는 4월부터는 추세가 반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린송 ING은행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직접 무역은 4월 데이터부터는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며 “어느 쪽의 타격이 더 클 지 확실한 답을 얻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에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문제 명목으로 부과한 관세 20%에 상호관세 125%를 더해 모두 14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는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뒀다. 중국도 미국에 125%의 ‘맞불관세’를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