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1947 보스턴 영웅 ‘서윤복 선수의 노래’ 78년 만에 재탄생


입력 2025.04.18 09:14 수정 2025.04.18 09:1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윤석중 작사 '서윤복 선수의 노래'(왼쪽부터), 이병기 작사 '마라톤 제패가', 설의식 작사 '마라톤 환영가' 가사 원문. ⓒ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원회

마라토너 서윤복의 1947년 보스턴마라톤 우승을 기념해 만들어진 ‘서윤복 선수의 노래’가 78년 만에 다시 세상에 공개된다.

서윤복은 지난 1947년 보스턴마라톤 우승을 하며 해방 후 정부 수립 전 전 세계에 코리아를 알린 대한민국의 스포츠 영웅이다.


당시 한반도는 이념과 남북 갈등에 휩싸여 미래를 알 수 없던 대혼란의 시기였음에도 서윤복의 우승 소식은 한반도 전체를 일순간 기쁨과 흥분으로 들끓게 했다. 전국의 모든 신문들이 일제히 서윤복의 우승을 연일 대서특필하며, 세계 속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부풀렸다.

당시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도 앞 다퉈 서윤복 우승에 대한 축하의 글과 그림, 노래를 쏟아냈다.

백범 김구는 서윤복에게 ‘발로세계를 제패하다’는 뜻의 '족패천하(足覇天下)'를 글씨를 써주었고, 김기창 화백이 축하회 인상화(자유신문, 1947. 4. 27.)를 남겼으며, 월북 화가 엄도만 씨도 월계관을 쓴 서 선수의 초상화 '민족의 영광'(Pictionical Korea, 1947년 1월)을 남겼다.


손기정의 일장기 말소 사건을 주도한 설의식 평론가는 ‘마라톤 제패가’(동아일보, 1947. 4. 22.)를, 시조시인 이병기 씨는 ‘마라톤 환영가’(동아일보, 1947.6.21.)를, 여류 시인 노천명 씨도 축시 ‘꽃다발’을 썼다.

이 가운데 ‘마라톤 제패가’와 ‘마라톤 환영가’는 작곡까지 공모했으나 가사만 전해지고 악보는 전해지지 않는다.

아동문학가 윤석중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는 1947년 4월 27일자 자유신문(1945년 창간, 1961년 폐간)에 ‘서윤복 선수의 노래’를 기고하고, 이후 노래로 불렸지만 아쉽게도 지금까지 악보가 전해지지 않다가 이번에 복원됐다.


'서윤복 선수의 노래' 악보. ⓒ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원회

‘서윤복 선수의 노래’ 채보 작업은 서윤복의 장녀 서정화 씨의 기억에 힘입어 만들어졌다.

지난 3월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 김영준 부위원장이 서정화 씨의 동생 서정실 씨를 만나 우연히 “서윤복 선수의 노래를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선뜻 "그렇다"는 대답에서 악보 복원 작업이 시작되었다.


당시 서 씨는 "아버님께서 술이라도 지긋이 자시면 늘 ‘서윤복 선수의 노래’를 흥얼거리셨어요. 돌아가신지 8년이 되었지만, 살아생전 하도 많이 들어서 지금도 귀에 선합니다. 언니가 저보다 노래를 잘 불러요. 언니한테 부탁해 음성 녹음 파일을 만들어 보내드릴게요"라며 채보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숭문합창단의 지휘자 은희원 씨 역시 서윤복의 동문 후배로 마라톤 정신을 기리고자 가족과 함께 악보와 노래 복원 작업에 참여했다.


서정화 씨의 음성 노래 파일은 지난 7일 은희원 씨에게 넘겨져, 부인인 피아니스트 김명희 씨와의 공동 작업으로 10일 악보가 채보되고, 14일 김명희 씨의 편곡, 15일 은희원 씨의 노래로 재탄생됐다.

‘서윤복 선수의 노래’는 오는 19일 ‘제1회 마포 서윤복 마라톤대회’ 때 공개될 예정이며, 그 당시 대중가요의 주류였던 트로트풍의 원곡 ‘서윤복 선수의 노래’는 조만간 현대화된 버전으로 다시 편곡되어 젊은이들과 대중에 보급될 예정이다.



아래는 ‘서윤복 선수의 노래’ 가사 전문.


1절)

2시간 25분 39초는

보스턴마라톤의 세계신기록.

날려라 태극기를 승리의 기를

세계의 앞장을 선 서윤복 선수.


2절)

끗꿋한 정신으로 참을성으로

끝까지 싸워 이겨 차지한 영광.

날려라 태극기를 승리의 기를

거룩한 힘의 사도 서윤복 선수.


3절)

조국의 자유 위해 평화를 위해

우리는 달리리라 정의의 길을.

날려라 태극기를 승리의 기를

조선의 젊은 아들 서윤복 선수.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