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관객 운집...16일 8년 만의 내한 공연 시작
6회차 공연에 총 30만 관객 동원
“한 팀이 되어 노래하자”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2017년 잠실 주경기장 공연 이후 꼬박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월드투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 여정 속에서 한국 공연은 8년이라는 긴 기다림을 반영하듯 예매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고, 이에 콜드플레이는 공연 회차를 4회에서 6회로 늘렸다. 16일 공연을 시작으로 18일, 19일, 22일, 24일, 25일까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회당 5만명, 총 30만명의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크게 ‘플래닛’(Planets) ‘문’(Moons) ‘스타’(Stars) ‘홈’(Home)까지 총 4개 섹션으로 나눠져 행성과 우주, 인간과 자연의 연결이라는 거대한 주제 의식 아래 음악을 통한 긍정적 메시지와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하이어 파워’(HiGHER POWER)를 시작으로 ‘어드벤처 오브 어 라이프타임’(ADVENTURE OF A LiFETiME) ‘파라다이스’(PARADiSE) ‘더 사이언티스트’(THE SCiENTiST)까지 담긴 공연의 서막은 이날 공연장에 함께 한 5만 관객을 황홀한 우주여행으로 인도하는 신호탄이었다.
무대 중앙에 위치한 대형 미러볼은 다채로운 빛으로 공연장을 밝혔고, 베이스 드럼의 울림은 공연장 전체를 품는다. 특히 ‘하이어 파워’ ‘어드벤처 오브 어 라이프타임’ ‘파라다이스’ ‘찰리 브라운’(CHARLiE BROWN) ‘옐로’(YELLO)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어 스카이 풀 오브 스타스’(A Sky Full Of Stars) ‘픽스 유’(Fix You) 등에선 관객들의 손목에 채워진 ‘자이로밴드’(Xyloband)는 5만개의 빛을 일사불란하게 뿜어내면서 공연장을 거대한 우주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는 관객이 단순히 무대 위의 공연을 보는 ‘관람자’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가 공연을 함께 완성해나가는 ‘빛’의 일부가 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콜드플레이가 창조한 우주 속에서 5만개의 빛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또 콜드플레이는 이들의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 메시지를 관객과도 공유한다. 이번 투어 역시 이런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가장 직접적으로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공연 종료 후 자이로밴드를 반납하는 것이다. 일반 공연에서 사용되는 손목밴드와 달리 친환경적 제품으로, 퇴비화가 가능한 식물성 소재로 제작됐다. 콜드플레이는 나라마다 반납율을 공지하는데, 한국 팬들 사이에선 ‘100%에 도전해보자’는 움직임도 나왔다. 음악이 가진 영향력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실천을 독려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식이다. 그리고 관객은 콜드플레이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하며 기꺼이 그 여정에 동참한다.
‘빛’을 활용한 시각적 교감, 메시지를 통한 교감은 물론 한국 관객 특유의 ‘떼창’ 문화는 가장 강력한 폭발력의 ‘청각적 교감’을 보여준다. 콜드플레이의 대표곡 중 하나인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의 웅장한 인트로가 시작되자마자 함성이 쏟아졌고 5만 관객의 한 목소리로 떼창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또 다른 대표곡 ‘픽스 유’ 등 사실상 대부분의 곡에서 떼창이 흘러나올 정도다. 특히 매 콘서트에서 관객을 무대에 올려 함께 하는 코너는 청각적 교감의 정점과도 같다. 이날도 크리스 마틴은 한 남성 관객을 무대로 올려 ‘업 & 업’(Up & Up)을 함께 불렀다.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허물고 진정한 ‘하나’가 됨을 경험하도록 하는 콜드플레이 공연만의 특별함이다.
결국 시각적, 청각적 그리고 환경적 메시지까지 더해진 콜드플레이의 공연은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만든 공연이다. 크리스 마틴 역시 “여러분은 저희가 만난 생애 최고의 관객이었다. 여러분이 제 꿈을 이뤄줬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콜드플레이가 연출하고, 관객이 함께 완성한 ‘우주 교향곡’의 첫 날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콜드플레이는 같은 장소에서 25일까지 다섯 차례의 공연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