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헛물 켠‘ 강희대제…히딩크에게 묻다?


입력 2012.02.07 00:08 수정         이상엽 객원기자 (4222131@naver.com)

컨디션 점검차 영국행..박주영 벤치에

히딩크 유로2008 모범답안도 참고

최강희 감독 역시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첫 인터뷰에서 "뛰지 못하는 해외파보다는 국내파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어 묘하게 히딩크 감독과 겹친다.

영국까지 날아갔지만 헛물만 켰다.

‘강희대제’ 최강희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3일(한국시각) 유럽파 들의 컨디션 점검차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함께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힘겨운 장시간 비행 정성에도 박주영(27·아스날)과 지동원(21·선덜랜드)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이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박주영을 보기 위해서다. 박주영은 지난해 8월 아스날에 입단한 이후 5개월간 정규리그 단 1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다. 기타 대회를 포함해도 총 5경기에 불과하다.

그만큼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으로선 제1 공격 옵션인 박주영의 몸 상태를 확인할 길이 없어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른 날보다 출전기회가 높게 점쳐졌던 이날 경기에서도 박주영은 벤치만 지켰다.

최강희 감독은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에 대해 "그래도 중요한 선수기 때문에 데려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딘지 모를 불안함이 감도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전 경기에 뛰지 않고 훈련만으로 선수를 판단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을 좌우할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있는 최강희 감독으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례는 축구강국이든 변방국이든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선택은 역시 감독의 몫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러시아 대표팀을 유로 2008 4강에 올려놓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이다. 당시에도 결과만 놓고 보면 화려했지만, 그 과정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의 한국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순탄하지 않았다.

가장 큰 위기는 경기 그 자체가 아닌 러시아 언론과의 갈등이었다. 문제는 안드레이 아르샤빈(아스날)과 투톱으로 낙점했던 파벨 파그레브냑(풀럼FC)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대다수 러시아 언론은 파그레브냑의 대체자 1순위로 러시아리그 득점왕 출신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를 지목했지만, 히딩크 감독의 선택은 엉뚱하게도 로만 파블류첸코(토트넘)였기 때문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히딩크 감독은 "그 친구가 러시아 넘버원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세비야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실전감각이 떨어져 있다. 현 상태로는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축구철학을 밀어붙였다.

자신의 축구철학을 밀어붙인 거스 히딩크 감독(왼쪽).

히딩크 감독은 유로예선에서 경기감각이 떨어진 기존 에이스들을 제외하고 신예들에 대한 실험을 계속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경기력이 불안정해 한때 탈락 위기까지 내몰리기도 했지만, 히딩크 감독은 탁월한 결단력과 뚝심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오히려 세대교체를 이뤄내는 놀라운 성과를 남겼다.

최강희 감독 역시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첫 인터뷰에서 "뛰지 못하는 해외파보다는 국내파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어 묘하게 히딩크 감독과 겹친다. 문제는 결단력과 시점이다. 최강희 감독이 언제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가 대표팀의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박주영은 현 시점에서 양날의 검이다. 기용하자니 실전감각은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태다. 빼자니 박주영 만한 대체자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선택이든지 적잖은 위험부담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최강희 감독은 과연 자신의 축구 철학을 그대로 밀어붙일까, 아니면 제3의 해법을 제시할까. 최종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관련기사]

☞ No.1 박주영·이동국, 뒤바뀐 최전방 기류

이상엽 기자 (4222131@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상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