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득점과 무실점 사이’ 홍명보호 희망 찾기
2경기 무득점 아쉬움, 수비조직력은 합격점
신예 발굴 평가할 만..공격력 해외파 합류 기대
득점은 없었지만 실점도 없었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2013 동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홍명보호가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하며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홍명보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0-0을 기록했다. 최강희 감독 시절 포함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 기록을 이어갔다. 자책골로 신승한 우즈베키스탄전을 포함하면 자력 득점은 4경기 연속 실종이다.
만일 남은 일본과의 최종전마저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지 못하면 동아시안컵 참가 역사상 최초로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칠 가능성도 있다.
대표팀의 골 결정력 문제는 굳이 홍명보호만의 고민은 아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시절에도 초반부를 제외하면 뒤로 갈수록 공격력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 실망한 정도는 아니다. 호주와 중국을 상대로 비록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으나 무수한 찬스를 만들어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답답한 뻥축구에만 의지하던 최종예선 때보다는 희망이 보이는 부분이다.
더구나 홍명보호에겐 아직 믿을 구석이 남아있다. 바로 유럽파의 존재다. A매치 데이에 포함되지 않는 동아시안컵의 특성상, 이번엔 유럽파가 전력에서 제외되었지만 대표팀 공격라인의 주력은 상당수가 유럽파다.
가장 기대할 만한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지난 시절 12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준 데 이어 올 시즌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홍명보 감독과 런던올림픽 시절 인연이 엇갈렸던 아쉬움을 성인대표팀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이밖에 지동원, 구자철, 김보경, 이청용 등도 주목할 만하다. 8월 이후의 A매치에서는 최전방과 2선 공격라인에 유럽파들이 가세해 경쟁체제를 시작할 수 있다. 국내파 역시 이번 동아시안컵에는 소집되지 않았지만 이동국과 이근호 같은 검증된 선수들이 아직 기회를 노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부실한 공격력보다 수비 조직력 점검에 더 무게중심을 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백하다. 어차피 유럽파와 베테랑이라는 대안이 있는 공격-미드필드진에 비해 사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비 라인의 세대교체다.
이영표-차두리 이후 쓸 만한 붙박이 좌우풀백을 아직 구하지 못했고 곽태휘-이정수도 노쇠해가고 있다. 해외파중 유럽무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수비수는 박주호 정도밖에 없다. 결국 국내파 중에서 새로운 얼굴을 찾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면에서 홍명보 감독의 동아시안컵 테스트는 아직까지 성공적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홍정호를 비롯해 김영권, 장현수, 황석호 등 올림픽팀 출신 중앙수비수들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선배들의 공백을 메웠다. 측면에도 김창수, 이용, 김민우, 김진수 등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당장의 결과보다는 경험이라는 열매를 보충한 젊은 선수들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