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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면제' 김정은의 북한군 10년 복무 이유


입력 2013.08.01 11:31 수정 2013.08.02 12:23        김소정 기자

2011년 13년으로 연장시켰다가 규율 문제 10년으로 다시 축소

군부대 식량 부족 등으로 민간 상대 강·절도 사건 빈번히 발생

북한이 최근 군복무기간을 13년으로 연장했다가 군부대 규율이 문제가 되자 다시 10년으로 축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선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17~18세 남성은 100% 의무적으로 입대해야 하는데다가 최근 들어 여성도 대학에 진학하려면 5년간 군복무를 마쳐야 추천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지난 2011년 군복무기간을 13년으로 연장시켰다가 군부대 규율이 엉망이 되면서 얼마 못가 다시 10년으로 기간을 줄였다고 한다.

군인들의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해 군사훈련도 오전에만 해야 하는 상황에서 민간을 상대로 저지르는 강·절도 사건이 빈번해지고 ‘토벌대’ 비난까지 나오자 인민무력부가 나서 군복무 연장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군부대 식량 사정이 어려운데 군복무기간이 늘어나자 민간을 상대로 하는 군인들의 범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이 바람에 13년으로 연장시키려던 군복무기간을 다시 10년 만기 복무로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군인들에 대한 식량 배급이 원활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군복무기간을 늘리려고 한 데에는 병력 보충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3년으로 늘어났던 북한군의 군 복무 기간이 최근 다시 10년으로 줄어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소식통은 “1995년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 시기 출생자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입대 제한도 대폭 완화됐다”며 “이전과 달리 시력이 약하고 키가 작아도 장애인만 아니면 무조건 군대에 입대시켰다”고 말했다.

북한에선 해마다 3월이면 고등중학교 졸업생들에 대한 신체검사를 시작으로 각 도·시·군에 있는 인민무력부 대열보충국 산하 군사동원부에서 입대자 명단을 작성해 5월 초에 입대 절차를 마무리한다.

또 매해 7월에는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하지 못했던 일반 사회청년들을 재차 추려서 입대시키는 작업도 진행된다.

게다가 2011년부터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여성도 대학에 진학하려면 우선 5년간 군복무를 마치도록 하는 지시가 새롭게 하달됐다고 한다.

이렇게 북한에서 남성의 군복무기간은 10년이며, 여성은 하전사 5년, 군관은 7년 복무하고 있다.

예외도 있어서 김정일의 친위부대로 불리던 974부대는 13년간 복무해야 하고 제대 이후 대학에 진학이 가능하다. 또 기술부대들은 우선 하전사 복무를 10년간 한 뒤 그 상태로 군사복무를 하지 못할 나이가 될 때까지 군에서 복무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김정일의 친위부대는 다른 군인들과 달리 하루 세끼 쌀밥을 공급받는 대신 복무기간 중에 일절 휴가를 가지 못하고 집에 편지도 하지 못한다”면서 “김정일 친위부대가 김정은 친위부대로 계승됐기 때문에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복무 기간을 13년으로 늘리려다 다시 10년으로 단축시키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2011년 당시 군인들에게 지급되던 식량의 90%는 옥수수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옥수수가 태반이면서도 한 끼에 200그램이 안되는 식사였지만 그나마 평양시 군부대와 호위국, 특수병종에만 공급됐다”면서 “나머지 부대에선 하루 두 끼를 감자 3알로 버텨야 하니까 영양실조 병사들이 속출하고 주민들에게 강제로 식량을 거둬들여야 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군부대가 이런 사정이니 군사훈련은 오전에만 실시하고 오후에는 실내 교육으로 대체하고 있다”면서 “병사들에게 제대로 먹이지 못하기 때문에 오전에만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실내 교육과 문화생활을 시키면서 자체 부식물 생산작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에서 전체 군부대 차원으로 이뤄지는 훈련은 매년 12월1일부터 한 달동안 진행되는 동기훈련, 3월1일부터 한 달동안 진행되는 하기훈련이다. 이 밖에 북한 군인들은 부대별로 천리강행군 등 자체 훈련을 받고 있다.

북한에서 군대에 지급하는 월급은 일반 병사가 30원, 특수부대 병사가 50원을 받다가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반 병사에게 80원, 특수부대 병사들에게 120원 정도 지급된다. 하지만 월급은 병사들에게는 직접 주지 않고 중대 차원에서 모아서 쓰고 있다고 한다.

또 북한 군인들은 일률적으로 정해진 휴가가 없다고 한다. 다만 부대생활을 잘하고 결함이 없는 5년 이상 복무한 병사들에게 표창휴가라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군인들의 휴가란 자신의 집에 가서 부대에서 필요한 식량과 물자를 구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소식통은 “북한에선 군인이 표창휴가를 받아도 경무관에게 뇌물로 담배나 술을 바쳐야 통과될 정도로 특별한 것”이라면서 “휴가를 받는 군인은 무조건 군관 한명과 같이 자신의 집으로 가서 부대에서 필요한 식량 등을 구입해야 하니 결국 부모가 간부이거나 힘이 있는 병사만 휴가를 갈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남녀 가릴 것없이 의무적으로 군대에 입대해 5~10년간 군복무를 하면서 휴가 한번 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군대를 지휘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나 최룡해 총정치국장,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등 최고 지휘부 3인은 모두 군복무 경험이 없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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