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충격패’ 홍명보호 발목 잡은 기본기-경험
경기 주도권 장악하고도 결정적 한 방 없어
의욕·투지 앞섰지만, 세밀함 안정감 실종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홍명보호 1기의 첫 출항무대인 2013 EAFF 동아시안컵은 첫 승과 우승 달성에 실패하며 아쉽게 마쳤다. 호주-중국과의 1·2차전에서 0-0으로 비긴 홍명보호는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접전 끝에 1-2 석패, 최종 3위에 그쳤다.
3경기 모두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양상이었다. 강력한 압박과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내내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음에도 고비에서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무수한 찬스를 잡았지만 골문을 가른 것은 일본전에서 윤일록이 중거리슈팅으로 기록한 단 1골에 불과했다.
찬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좋았다.
뻥축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 비하면, 짧은 시간임에도 패스와 조직력에서 향상된 부분이다. 그러나 정작 문전에서의 과감함과 세밀함은 떨어졌다. 예리하지 못한 크로스와 부정확한 슈팅은 번번이 상대 수비에 걸리거나 골문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문전 근처에서 공을 잡는 것만으로도 상대 수비를 뒤흔들만한 파괴력 있는 선수가 없었다.
가장 아쉬운 것은 볼 트래핑과 위치 선정이었다. 간혹 문전에서 위협적인 침투패스가 나와도 공을 받는 선수들의 볼 컨트롤이 좋지 못해 빠른 후속동작을 이어가지 못하고 상대 수비에게 둘러싸이거나 차단 당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지나치게 확실한 찬스를 만들려고 하다가 슛 타이밍을 놓치거나, 과감한 중거리슈팅을 자주 시도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이런 장면이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한일전이었다. 경기 내내 주도권은 한국이 거머쥐었지만 카키타니를 앞세운 역습 두 방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일본은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패스를 주고받을 때는 볼을 확실하게 관리했고 트래핑도 안정적이었다. 의욕과 투지는 좋았으나 기술적인 세밀함과 안정감이 떨어졌던 한국 선수들과의 기본기 차이였다.
경험부족도 아쉬운 대목이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파를 차출할 수 없었던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국내파와 J리거 위주로 팀을 꾸렸다. 다른 팀도 사정은 비슷했지만, 한국은 이동국, 이근호, 곽태휘 등 지난 월드컵예선에서 활약한 베테랑들까지 모두 제외했다. 최고참인 염기훈이 유일한 30대였을 만큼 A매치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이 꾸려졌다.
세대교체와 리빌딩을 위해 성적보다 실험에 초점을 맞춘 의도는 이해하지만, 욕심이 과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결과적으로 동아시안컵 우승과 한일전 승리를 통해 침체된 대표팀 분위기를 일신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우려한 대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결국 경험의 차이가 발목을 잡은 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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